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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은 후쿠시마를 어떻게 다루는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관련된 공학과 환경 연구, 피난민 문제에 초점을 맞춘 공중보건과 정신의학, 사회운동 연구 등을 발전시켰지만 문화 연구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도 지속되는 재난을 예술로 다룬다는 것은 조심스럽고도 아픈 일이지만, 그러나 이 사건의 의미를 가장 깊고 넓게 해석하고 공감과 희망을 불러일으킬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게일혼 바바라와 크리스티나 이와타-베이크게난트가 2017년에 함께 펴낸 <후쿠시마와 예술: 핵재난과 타협하기>는 그러한 한 시도로 여겨진다.



후쿠시마와 예술 _ 핵재난과 타협하기』(게일혼 바바라와 크리스티나 이와타·베이크게난트, 2017)



이 책은 “20113113중의 재난으로 죽고, 계속 싸워나가며, 영원히 바뀌어버린 풍경에서 태어나게 될 모든 이들을 기리며 일본과 외국 저자들의 12장의 글 묶음을 시작한다. 책 표지는 상복을 걸치고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유골 항아리를 들고 있는 두 사람이 원자력 밝은 미래를 위한 에너지라고 적힌 간판 앞에 서 있는 사진을 담고 있다.


책이 다루는 장르도 다양하다. 3.11 관련 소설의 내러티브를 모아서 분석하는가 하면 사진,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만화 등에 후쿠시마의 재난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를 살펴본다. 소노 시온 감독의 영화 <희망의 나라>에서 드러난 여성주의나 도쿄 축제에서 반영된 재난의 요소 같은 개별 사례를 깊게 다룬 글들도 있다.


이 책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주제 중 하나는 3.11에 대해 예술에서 나타나는 개별적 반응과 일본 정부와 겐시료쿠무라(핵촌 즉 일본의 핵마피아에 해당하는 말), 즉 부패의 정치경제적 네트워크가 조장하는 주류적 내려티브 사이의 차이다. 저자들은 재난 이후 정부가 제대로 책임을 지지 못했으며 3.11이 인재라는 점을 비판한다. 대신에 부흥을 과도하게 강조하며 미디어에 스며든 간바로 니폰(힘내자 일본)!” 같은 슬로건 속에서 후쿠시마와 도후쿠 지방 사람들의 인간적 고통과 생활의 파탄은 지워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평가된 예술 작품들은 종종 그런 지배적인 부흥 내러티브를 진실로 받아들이거나 또는 비판하면서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엮은이는 둘 다 일본 대중문화와 문학을 연구해온 이들로, 바바라 게일혼은 도쿄 와세다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이며 크리스티나 이와타-베이크게난트는 독일 출신으로 나고야대학 현대문학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10월(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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