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보건의료단체들이 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에 대한 방사능 영향 역학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상시로 기체와 액체 방사성 물질을 대기와 바다로 방출한다. 특히 월성핵발전소는 중수로형이라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를 경수로형보다 10배 더 많이 배출한다.
지난 2014년 2월부터 15개월 동안 ‘경주방폐장 민간환경 감시기구’ 등이 월성 핵발전소 주변지역 주민 246명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경주시 양남면 주민은 100%, 양북면 96%, 감포읍은 80%가 삼중수소에 피폭되었다. 하지만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나 정부는 이에 대한 주민 건강영향조사나 역학조사를 안 하고 있다.
△ 울산지역 보건의료계가 12월 1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핵발전소 주변지역 주민 역학조사를 촉구했다. ⓒ임영상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울산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울산지부, 평화와 건강을 위한 울산의사회,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 공공운수노조 울산대학교병원분회는 12월 1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보건의료계는 “주민들이 방사능 물질에 오랫동안 피폭되어 있고, 갑상선암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실태 조사와 암 발생에 관한 역학 조사 등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핵폐기물 임시 저장소를 더 만드는데 애쓸 것이 아니라 그동안 일상적으로 방사능 물질에 피폭되어온 노동자들과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피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5년째 이주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는 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목소리에 정부와 한수원이 즉각 응답하라고 했다.
방사능 피폭 막기 위해 월성핵발전소 폐쇄해야
울산 북구 주민도 검사자 67% 삼중수소 검출
보건의료계는 주민들이 더이상 방사성 물질에 피폭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월성핵발전소를 폐쇄하라고도 요구했다.
2014년의 주민 소변검사 외에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가 2015년 11월에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 40여 명을 다시 조사한 결과 모두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5세부터 19세까지의 아동·청소년 9명도 포함되어 있다. 월성 핵발전소 반경 10km 이내에 5년 이상 거주한 주민 중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94명은 갑상선암 공동소송(전국 618명)에 참여하고 있다.
삼중소소는 경주시민 외에 울산시민 몸에서도 검출됐다. 2016년 3월에 울산환경운동연합이 ‘새울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에 의뢰해 울산 북구 정자동과 화봉동 주민 12명을 검사한 결과 67%인 8명의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 울산 시민단체는 당시 주민 12명이 적은 수라고 판단하고 더 많은 범위의 주민 건강조사를 요구했으나 관련기관이나 정부 모두 이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영화 <월성>을 만든 뉴스타파에 따르면 1998년 한수원이 월성핵발전소 인근 지역 식수를 조사한 결과 지하수 1리터당 삼중수소 22베크렐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의 4배 가까운 양이다. 우리나라 ‘먹는 물 기준’의 삼중수소 기준치는 1리터당 6베크렐이다.
용석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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