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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슈

<4호> 한국 핵발전소사고 시뮬레이션 발표와 반향

한국 핵발전소 사고 시뮬레이션 발표와 반향

핵발전소 사고 영향에 대해 오래전부터 연구해 온 박승준 교수가, 올 초 한국 환경운동연합 등의 의뢰를 받아 연구·조사한 고리 및 영광핵발전소 사고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결과, 지난 5월 말 한국 국회와 부산, 광주에서 발표한 바 있다. 그 때의 경험을 노눅스아시아포럼(No Nukes Asia Forum, 반핵아시아민간단체들의 연대모임) 소식지 117(2012820일 발행)에 게재했고, 그 내용을 눈여겨 본 김현우 위원장(진보신당 녹색위원회)이 정상협 부장(진보신당 비정규-정치사업실)을 통해 번역한 것을 본지에 기고했다. 편집자 주

박승준(일본 칸사이대학 종합정책학부)


나로서는 여러 대의 텔레비전 카메라와 신문기자를 앞에 두고, 기자회견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것도 한국 국회의사당 기자회견장에서 말이다. 발표한 내용은, 한국 환경운동연합으로부터 의뢰받아 계산한 영광, 고리핵발전소 시뮬레이션 결과였다.

계산은 도쿄대 원자로실험소 세오 케타시의 프로그램(통칭 SEO코드)을 이용한 것으로, 필자가 2003년 오사카 핵발전소의 거대사고를 대상으로 수행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거대사고(체르노빌 같은 방출량에 상당하는 PWR2형 사고)와 대사고(후쿠시마 제1호기 사고의 지상오염에 상당하는 PWR4형 사고)로 나누어 상정한 결과였다. 영광 1호기와 고리 1호기 관련 핵심적인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피난조치를 하지 않은 상황을 나타냈기에, 피난조치를 한다면 당연히 사망자는 줄어들겠지만, 경제적 피해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핵발전사고 시뮬레이션 결과표(피난조치가 없는 상황)

바람이 지나가는 대도시

급성사망()

암으로 사망()

경제적 손해()

영광 대사고

서울

0

32,387

17.3

광주

5,784

28,708

24.7

영광 거대사고

서울

0

550,692

267

광주

12,228

940,243

210

고리 대사고

부산

0

73,400

33.5

고리 거대사고

47,586

849,043

472

[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044조원(2010년).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ICRP의 500건/10000명Sv에 기초했기에 과소평가의 가능성이 높음.

2012521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약 30분의 발표를 한 후, 곧 부산으로 이동해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설명회를 했다. 또 다음날 광주에서도 같은 설명회를 열었다. 광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도 참가해 질문을 했다(그들은 후쿠시마 사고에서 사람이 죽었는가?”라는 질문을 상투적으로 하는 듯 했다). 광주 설명회에 참가했던 영광핵발전소 근처 사는 주민은, 피난대처 방안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

21일 정오 즈음에, 부산으로 향하는 KTX 안에서, 놀랍게도 뉴스사이트에 빠르게 관련 기사가 게재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날 일본 텔레비전에서도 보도가 된 같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바로 다음날 국내 핵발전소는 체르노빌 핵발전소나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기본적인 구조 및 설계가 다르다라는 취지의 반박문을 냈다. 아쉽게도 큰 오류였다. 우리들의 계산은 한국과 같은 가압경수로(PWR)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틀림없이 보고서를 읽을 틈도 없이 급하게 반론을 썼을 것이다.

그 이후 한국원자력학회, 방사능방호위원회 부터도 반론이 있었다. 보고서를 쓰고 그 뒤에 베껴 쓴 것처럼 둘 다 안전신화 교과서 같은 내용이었다. 주요 내용은 핵발전소 사고는 일어날 가능성이 없고, 계산은 과대평가되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에서 핵발전소 사고피해에 관한 시뮬레이션 연구가 진행되거나 발표된 경우도 없고, 과대평가, 과소평가도 없다. 또 특징적으로, 두 보고서 모두 100밀리시버트(일반인들의 연간피폭 상한선은 1밀리시버트이다편집자 주) 이하의 피폭은 암을 증가시키지 않는다(ICRP의 모델이 아닌, 직선모델로 판정하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도 곧바로 반론을 써, 한국의 동료에게 보냈다. 동료의 네트워크에는 의사들도 있었기에 재반론은 어렵지 않았다.

<동아일보>라고 하는 보수신문은, 우리들의 분석 가정 자체가 황당무계하다는 비판기사를 529일 실었다. 재밌게도 그들은 후쿠시마 사고 직후인 2011525, <신동아>라는 잡지에서 미국의 모델을 이용해 체르노빌 같은 사고를 가정하는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는 기사를 발표했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는 모르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핵발전 관계자들이 우리들의 보고에 대해, 무시하지 않고 서면을 이용해 반박한 그 자체를 평가하고 싶다. 한국에서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관한 논의가 벌어지는 것은 중요하다. 고리 1호기는 취성화 천이온도가 100도를 훌쩍 넘고 있다(과거에는 142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요한 초점이 되고 있다. 그 핵발전소에서 거대사고가 일어난다면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일본에도 거대한 피해가 드리우게 된다.

발행일 : 2012.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