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신문 창간선언문
후쿠시마 대참사를 이웃나라에서 겪은 우리들은, 핵발전소와 공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었지만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지금 당장, 핵발전소를 멈춰야 합니다.
현 정부는 대다수 시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삼척·영덕을 신규핵발전소 부지로 선정하는 등 핵발전 확대정책을 거침없이 강행하고 있고, 주요정당들은 이를 용인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치권, 학계 등과 한 덩어리인 핵산업계는 핵발전을 ‘싸고,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끊임없이 교육·홍보하고 있고, 주요언론들은 관련 업계·기관 등과 한통속이 되어 ‘한국 원전 안전하다’, ‘방사능 오염 기준치 이하여서 문제없다’라는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유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핵발전과 방사능’의 진실을 전하고 위험을 경고하는 양심적인 학자와 언론은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견딜 수 없어, 비록 미흡한 역량이지만 이런 현실에 작은 파열구라도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탈핵신문’을 창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핵발전이 차별로써 움직인다는 것을 압니다. 수도권의 전력공급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지만, 다음 세대는 방사성 핵폐기물을 떠안게 됩니다. 가난한 이웃들은 먹고살기 위해 피폭노동도 감수하며 핵발전소 정비작업에 들어갑니다. 어떻게 이렇게 비윤리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일을 허용할 수 있겠습니까.
탈핵신문은 국내 핵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의 위치에서, 더불어 다음 세대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눈으로, 반핵운동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자 합니다. 더불어 후쿠시마 대참사 이후 일본이 겪고 있는 현장상황과 이미 탈핵을 선언한 독일 등의 해외 사례 등도 탈핵을 지향하는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우리들의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시민들께서는 이 신문의 제작, 보급, 구독에 함께해 주십시오.
과연 탈핵신문이 우리 사회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런지, 또 한국 반핵운동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얼마만큼 지속할 수 있을지, 모든 것이 의문투성인 채 이제 출발선에 섰습니다. 모든 핵발전소의 폐쇄를 염원하는 우리들과 시민들의 바람이, 지역을 넘어 수도권 다수의 시민들에게도 확산되어, 정부와 정치권이 핵발전 정책을 폐기하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12. 6. 6
탈핵신문 창간발기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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