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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슈

구마모토 지진으로 센다이핵발전소 안전성 우려 -부산-울산-경주 활성단층대 인근 국내 14기 핵발전소는 더 문제

일본 구마모토현 지진, 2주간 1천여 차례 발생부산일대 진도 3 흔들림 전달

지난 414,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6.5의 지진을 시작으로 416일까지 최대 규모 7.3의 지진을 비롯해 총 7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처음 발생한 뒤 2주일째가 되는 428일까지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에서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1천여 차례나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교도통신 428일자). 더구나 지진발생이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도쿄 인근까지 연결된 중앙구조선 단층대의 움직임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규모 7.3 지진의 여파는 부산일대에 진도 3 이상의 흔들림으로 전달되었다. 규슈지역에서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부산일대는 진도 6.5~6.8의 강진이 발생할 것이다. 대규모 활성단층인 양산단층대에 접해 있는 부산-울산-경주 인근의 14기 핵발전소(1기는 건설 중)는 대부분 0.2g(, 중력가속도) 내진설계로 지진규모로 환산하면 약 6.5에 해당한다. 신고리 3~4호기만 내진설계 0.3g로 지진규모로 약 6.9이다.

 

한반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영덕-양산 140km 양산단층대 등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다!

규슈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거나, 양산단층대 인근에 강진이 발생하거나, 어느 상황이라도 14기의 핵발전소가 동시 가동 중이면 이 일대는 재앙이다.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지층에 쌓인 에너지가 어느 틈으로 분출될 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인데, 가까운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지진에너지가 이들 활성단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반도에서 지진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지 큰 규모의 지진이 안 일어난다는 것은 아니다. 역사지진(지진계측이 시작되기 전의 지진으로 문헌을 분석함, 편집자 주)의 발생 시기(70년에서 200여년의 기간을 두고 규모 7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마지막으로 발생한 대지진은 1643년이다)와 일본과 중국에서의 대규모 지진 발생 등 여러 정황들로 보았을 때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추정할 수 있다. 20149월 한달 동안 규모 2.2 지진에 이어 규모 3.5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는데, 그 진앙지가 활성단층이 발견된 지역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역사지진을 살펴보았을 때 규모 7 이상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던 기록이 여럿 있고, 영덕군 영해-양산시를 잇는 140킬로미터의 양산단층대와 울산단층대 등 수십개의 활성단층이 언제라도 다시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월성핵발전소와 경주 방폐장 인근 지역은 활성단층 밭이라고 부를 만큼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단층이 다수 분포되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18개의 활성단층을 포함한 양산단층대, 17개의 활성단층이 함께 있는 울산단층대와 왕산단층, 장항단층, 수렴단층, 읍천단층, 최근에 알려진 방폐장부지단(Z단층)까지 수많은 단층이 발견됐다. 이들 모두는 지질학적으로도 지진발생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으로 최근에 지진이 발생한 지역도 이들 활성단층 지역과 겹친다.



 

국내핵발전소, 낮은 내진설계·노후화·연속 지진·배관과 케이블 등의 고려 미흡

하지만 활성단층 일대에 건설 운영 중인 부산-울산-경주 14기 핵발전소의 내진설계는 턱없이 낮아 중력가속도 0.2~0.3 정도로, 지진규모 6.5~6.9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도 핵발전소 노후화를 반영하지 않은 테스트라는 점이 월성핵발전소 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평가 과정에서 지적되었다.

구마모토현 인근 110~170km 거리에 센다이핵발전소, 겐카이핵발전소, 이카타핵발전소가 있고 이 중 센다이핵발전소가 유일하게 가동 중이다. 구마모토 지진 발생 시 센다이핵발전소에 전해진 지진 진도는 규모 4를 넘었다고 한다. 센다이핵발전소는 내진설계 0.63g로 규모 7.5이상의 지진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센다이핵발전소 역시 30년 이상된 노후핵발전소다.

한 번의 대규모 지진도 문제이지만 연이어 발생하는 지진 역시 문제다. 내진설계 이하의 지진이라도 연달아서 발생하게 되면 지진으로 이미 취약해진 구조물이 재차 발생한 지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연재해를 가정한 핵발전소 내진 평가는 그동안 없었다.

핵발전소는 구조물도 문제지만 연장선이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배관과 케이블이 안전성 평가에서 취약하다. 노후화된 배관과 케이블이 연쇄지진으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관과 케이블은 핵발전소에 필수적인 냉각수와 전원공급을 담당하기 때문에 지진으로 손상을 입게 된다면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와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핵발전소 45km 이내 14기 인접, 동시에 맞는 자연재해 대처 불가능내진설계 상향조정 계획 세워야!

일본에서는 예방적 차원으로 센다이핵발전소 가동 중단요구가 거세다. 우리나라 역시 대비책이 필요하다. 부산-울산-경주에 걸쳐있는 14기의 핵발전소는 45킬로미터 내로 사실상 서로 인접해있다. 감당이 어려운 자연재해라도 한 두기 정도는 비상대처가 가능하겠지만 14기의 핵발전소가 동시에 가동 중인 상태에서 동시에 맞는 자연재해는 대처 불가능이다. 다수호기 가동은 자연재해에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로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지진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내진설계 상향조정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만약에 내진설계 상향조정 없이 대규모 지진에 직면했을 때를 대비해 동시에 13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지 않도록 당장에는 순차적인 가동 중단도 고려해야 한다.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

탈핵신문 2016년 5월호 (제4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