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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슈

[준비3호]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후쿠시마 1주년을 맞아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하승수 (변호사,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책임자)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우리 앞에는 핵발전 확대냐, 탈핵이냐는 선택이 놓여 있다. 올해 안에 결정이 되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쟁점들과, 이 쟁점들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우리들과 미래세대의 삶을 좌우할 것이다.

 

신규핵발전소 건설·가동 중단!

 첫째, 신규핵발전소의 건설과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미 21개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에 있고, 세계1위의 핵발전소 밀집도를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더 이상 핵발전소를 늘려서는 안 된다. 당장 올해 봄에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 뒤를 이어 건설 중인 핵발전소들이 5개 있다. 계획 중이거나 새로운 부지를 확보하려는 것들도 있다. 이것들을 모두 묶으면 21개이다. 현재 21개가 있고, 새로운 21개가 추진 중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핵발전소를 늘려서는 안 된다.

 이미 건설을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상업운전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순간 사용후 핵연료를 비롯한 핵폐기물들이 쌓이게 된다. 미래세대가 안게 될 부담은 점점 더 커진다. 핵발전소 개수가 늘어날수록 사고위험성도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미 건설을 완료한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는 핵발전 확대냐, 탈핵이냐에 대한 사회적 토론과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상업운전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건설 중인 것들은 공사를 중단해야 하고, 절차가 진행 중인 것들은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 작년 12월에 정부는 신규부지로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영덕을 발표했지만, 이 부지선정도 당연히 철회되어야 한다.

 

밀양 초고압 송전탑 건설도 중단!

 둘째,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는 초고압 송전탑 건설도 중단되어야 한다. 지난 170대 농민인 이치우 어르신의 분신을 가져온 경남 밀양의 초고압 송전탑은 신고리 핵발전소를 추가건설하지 않으면 필요가 없다.


수명연장 고리1호기 즉각 가동 중단!

 셋째, 수명이 끝났는데도 계속 가동 중인 고리1호기는 즉각 멈춰야 한다. 고리1호기는 그동안 잦은 고장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발전소이고, 수명연장을 하면서 작성된 근거자료조차도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후쿠시마의 경우에도 노후한 발전소에서 사고가 났던 것을 생각하면, 고리1호기는 즉시 가동을 중단하고 폐쇄해야 한다.

 

 전력부족 우려대안은 충분히 있다!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고리1호기를 폐쇄할 경우에 전력부족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의 사례 등을 보면, 대안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이미 서울시는 핵발전소 1개 분량의 전기를 에너지효율성을 높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해서 충당하겠다는 정책을 밝히고 있다. 전국의 45개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도 탈핵의 대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 땅을 제2의 후쿠시마로 만들 수는 없다!

 311일이 다가온다. 후쿠시마는 단지 일본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 언제든지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는 일이다. 이 땅을 제2의 후쿠시마로 만들 수는 없다.

 문제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데 있다.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는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고, 신규핵발전소 건설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경남 밀양의 초고압 송전탑 공사도 총선이 끝나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핵발전의 수렁으로 더 깊숙이 빠져드느냐, 아니면 탈핵의 길로 들어서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갈림길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핵발전 확대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민주통합당은 아직도 원전 재검토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에 서 있다. 독일 등 탈핵을 결정한 국가들은 모두 정치의 영역에서 핵발전이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정치의 영역에서 논쟁을 거치면서 탈핵을 결정했다.

 올해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다. 핵발전소 확대 정책이 절정에 달하는 것도 올해이고, 선거에서 탈핵이 쟁점이 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도 올해뿐이다. 게다가 3월말에는 우리나라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다. ‘핵안보는 그 자체로 언어모순이다. 핵이 없어야 안전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안보는 핵없는 세상이 될 때에만 가능하다. 지금 우리는 안전하게 생존하는 것과 제2의 후쿠시마 사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