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위대한 삼척시민의 혁명이다!
삼척 김양호 당선자 인터뷰
박혜령 통신원(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2012년 9월 신규 핵발전소 예정지로 고시된 삼척.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핵발전소반대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무소속 김양호 후보(52·사진)가 강원 삼척시장으로 당선됐다. 강원도 삼척시장 선거는 찬핵과 반핵의 한 판 승부였다. 한쪽은 새누리당 소속의 현직 시장으로 핵발전소 유치를 적극 추진했던 사람이었다. 경쟁자는 무소속의 반핵 단일 후보였다. 결과는 62% 대 38%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무소속 후보의 승리.
지난 6월 27일(금) 당선자를 만나 핵발전소 부지선정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았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젊은 나이에 일찍이 정치계에 입문했다. 도의원을 두 번 지냈고, 지난 도의원시기 후쿠시마 3·11 사고를 목격했다. 도의원으로서 할 일을 고민해왔다. 삼척의 지난 투쟁은 시민들의 눈물겨운 투쟁이었다. 1인시위에도 참여했었고, 3보 1배에도 참여했었다. 나는 핵없는 삼척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명을 위해 할 일은, 백지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선거로 시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었다.
이번 선거의 주요 공약은?
당연히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이다.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를 내건 이유는?
어느 일간지에 이번 삼척 선거를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첫 시장의 당선이라고 한다. 정부정책을 추진하는데도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주민수용성이다. 유치 동의안을 제출할 때 주민동의가 96.9%였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다. 허위로 주민동의서를 만들어 진행했고, 의회에서도 주민투표를 전제로 동의했다. 주민의 뜻을 반영하겠다는 약속이 있었다. 삼척시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두 번째는 핵발전소의 안전성이다. 일본 사고를 봐도 사고가 나면 매우 위험하다. 단지 30년 가동을 위해, 그 엄청난 위험부담을 질 이유가 없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핵발전소는 사양산업이다. 앞으로 미래를 위한 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 삼척은 정부의 전력수급정책에 협조할 것이다. 그러나 핵발전소가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할 것이다. 핵발전소는 삼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산업이다.
마지막은 삼척의 역사성이다. 삼척은 핵폐기장 유치를 막아낸 곳이고, 핵폐기장 백지화 기념탑을 세운 곳이다. 그 뜻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고, 후대에도 물려줄 정신이다.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를 위해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핵발전소 유치 추진업무를 전면 중단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하고 있다. 유치활동과 관련한 각종 예산편성을 다른 사업으로 전환할 것이다. 그동안 핵발전소 유치에 반대했던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사업에 불이익을 주고 한직(閑職)으로 밀려났다. 반면 핵발전소 유치에 찬성하는 사람들에 대한 혜택이 있었다. 그간의 모든 부당한 처사를 정상화해 억울한 시민이 없도록 조치할 것이다. 그리고 전(前) 시장이 유치를 위해 수백억대 여러 가지 사업들을 벌여놓았다. 공정한 심사를 통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은 단호히 중단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들도 있다. 아직 수령하지 않은 특별지원금으로 약속한 사업들인 것으로 안다. 이런 여러 가지 핵발전소 유치와 관련한 일들을 정리하고 정상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그리고 빠른 시일안에 의회에 주민투표 동의안을 제출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총 8명의 의원 중 반핵을 내건 2명의 의원이 선출되었다. 의회도 민심을 정확히 알고 있어 무난히 동의안이 가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9월안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와 한수원이 삼척의 뜻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까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주민투표에서 핵발전소 유치 반대로 결론이 나면, 산업자원통상부와 한수원에 주민투표의 결과를 가지고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할 것이다. 국회 상임위에도 찾아가 설득할 것이다. 삼척시민의 뜻을 받들어 모든 노력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하반기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다면, 결사투쟁이다. 진짜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밖에 더 있겠나. 그러나 삼척시민의 힘으로 반드시 백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삼척은 지정고시를 철회시킨 승리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국책사업은 주민투표가 불가하다는 입장에 대해 의견은?
주민투표법이 상당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법적 효력이 없다고 해도 시장의 권한으로라도 삼척시민의 뜻을 확인하는 절차를 갖겠다. 법적 효력과 무관하게 정부는 이 결과를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 믿는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원도는 역대로 정권에 소외돼 개발에서도 밀려난 곳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득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와 삼척은 미래 희망의 땅이다. 관광1번지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다.
핵발전은 영원한 에너지가 아니다. 핵발전을 고수하면서, 신재생분야는 전세계 꼴찌를 면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나는 일본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사고는 늘 핵발전 선진국에서 발생했다. 화석에너지와 핵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삼척이 어느 지역보다 앞장서 에너지전환의 도시가 될 것이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바라고, 도움주신다면 반드시 백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인수위 사무실밖에는 압도적인 승리와는 달리 그 흔한 현수막도 없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업무가 진행되고 있었다. 시장으로 당선되었지만, ‘길 위의 투쟁’을 각오하고 있는 보기드문 시장이다. 삼척시민들의 뜻을 끝까지 받들어 핵없는 삼척과 한국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놀라운 행보가 기대된다.
발행일 : 2014.6.30
'영덕,삼척(신규예정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부는 삼척 주민투표 결과를 존중하라” (0) | 2014.10.08 |
---|---|
삼척시, “민간 주도로라도, 주민투표 진행하겠다” (0) | 2014.09.21 |
국가의 결정을 반대하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지만, 영덕군민들의 걱정은 매우 심각하다. (0) | 2013.12.10 |
<6호>강원도 탈핵운동의 현황과 과제 (0) | 2013.03.26 |
<5호> 삼척 이광우 기획실장. 주민소환운동 후 시의원 후보로 출마 (0) | 2013.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