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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성·신고리 1·2호기 제어케이블, 성능시험 결과 ‘정말 만족’스럽나?

신월성·신고리 1·2호기 제어케이블, 성능시험 결과 정말 만족스럽나?

-국민불안 해소 위해, 꼭 공인된 해외 검증기관 재평가받아야-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4월 제보로 확인된, 시험성적서 위조 제어케이블원자력안전위원회 성능 만족발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지난 1118신고리·신월성 1·2호기의 신규 제어케이블 냉각재상실사고(LOCA) 환경시험 결과, ‘성능이 만족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핵반응로(원자로)를 다시 가동하는 일만 남았다.

필자는 신월성 1·2호기 제어케이블 교체를 감시하는 민간검증단으로 활동했다. 이번에 새로 설치된 LS전선()에서 생산한 제어케이블의 성능시험을 일부 지켜보았고,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으로부터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핵발전소 내부로 들어가 제어케이블이 설치된 실제 모습과 작동원리를 살펴본 후, 제어케이블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제어케이블은 단순하게 보면 그냥 전선다발이다. 핵반응로 주변에 복잡하게 깔려있는 전선다발이다. 그런데 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제어케이블이라 불리는 이 전선다발들은 사고발생시 자칫하면 핵폭탄이 될 수도 있는 핵반응로를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각종 안전설비들과 연결되어 이를 조종하는 신경세포였다. 만일 지난 5월에 신월성과 신고리에 설치된 제어케이블이 불량품이란 제보가 없었다면 우리는 끔찍한 사태를 맞이했거나 언젠가 맞이했을 것이다.

그런데 1118일의 원안위 발표와 함께 필자의 걱정은 다시 시작됐다. 이대로 핵반응로를 다시 가동해도 되는가? 원안위의 발표에 우리의 생명과 재산,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겨도 되는지? 의문은 계속 되돌이표가 되었다.

 

민간검증단 4가지 문제제기시험 및 인증기관 모두 한수원 유관기관(셀프 검증?), 성능시험 경험 부재 등 여러 문제 노정

원안위는 신월성·신고리 1·2호기에 새로 설치된 제어케이블이 성능을 만족했다고 발표했지만 민간검증단이 보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성능 시험은 핵발전 사업자인 한수원에서 운영하는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 실시했다. 원안위는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검토했을 뿐이다.

그런데 한수원 중앙연구원의 성능 시험 결과를 받아들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한수원 중앙연구원은 객관적인 시험기관이 될 수 없다. 한수원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한수원 중앙연구원은 성능시험 경험이 전혀 없는 곳으로 이번 냉각재상실사고(LOCA) 환경시험이 처음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뇌수술과 같은 생명의 위급을 다투는 일을 경험 없는 의사에게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세 번째로 한수원 중앙연구원을 시험기관으로 인증해준 곳은 다름 아닌 대한전기협회였다. 대한전기협회는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단체로, 올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원전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곳이다.

네 번째로 냉각재상실사고(LOCA) 환경시험 과정에서 제어케이블의 피복이 벗겨지고 전선을 싸고 있는 절연체가 찢어지는 등의 문제가 여러 차례 나타났다. 그러나 한수원 중앙연구원과 원안위는 제어케이블의 문제가 아니라 시험을 진행하는 연구자의 실수로 가볍게 처리하고 말았다.

 

국민불안 해소를 위해, 제어케이블 성능시험 공인된 해외기관에 재평가받아라!

이에 민간검증단은 앞서 밝힌 네 가지 사유를 근거로 LS전선()에서 생산한 제어케이블을 공인된 해외기관에서 다시 평가받을 것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민간검증단이 제기한 해외기관 재평가 실시는 매우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한수원 중앙연구원은 스스로 냉각재상실사고(LOCA) 환경시험 경험이 없다고 밝혔으며, 시험 과정에서 제어케이블의 절연체가 손상되는 등의 문제를 노출했다. 공인된 해외기관에서 재평가를 받아야 한수원 중앙연구원의 기술력도 인정받을 수 있고, 또한 국민적 불안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냉각재상실사고(LOCA, Loss of Coolant Accident) 환경시험 : 핵반응로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냉각수가 다양한 원인으로 없어지는 것을 냉각재상실사고(LOCA)라고 한다. 냉각수가 없어지면 핵반응로 안과 주변은 고온, 고압, 고방사능 상태가 된다. 원자로 주변에 설치된 제어케이블은 이런 악조건에서도 작동을 해야 하며 이를 검증하는 것이 냉각재상실사고(LOCA) 환경시험이다.

발행일 : 2013.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