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찾아가는 탈핵신문 읽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었다. 처음 시작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탈핵신문을 들고 가서 기사 한 꼭지씩 읽어준 것이었다.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다. 이후 한 달에 10여 명에게 신문을 읽어주고 있다.
탈핵신문과의 인연은 ‘전국 탈핵 도보 순례길’을 통해서이다. 고리에서 울산과 월성핵발전소까지 걸으면서 울산의 활동가로부터 탈핵신문을 접했다. 그렇게 구독한 신문은 처음엔 어렵게 다가왔다. 생소한 전문용어가 많았기 때문이다. 공부가 필요했다. 혼자는 안 되겠다 싶어 내가 사는 청주에서 탈핵신문 읽기 모임을 꾸렸다.
읽기 모임을 시작했고, 첫 모임 때 그들의 의견도 역시 어렵다는 것이었다. 핵발전소 지역주민들의 소식과 현장을 알고 싶었는데 가만히 보니 공부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신문공부를 하다가 더 많은 사람과 나눠야겠다는 생각으로 탈핵신문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과 공감하고자 했다.
신문 읽어주기는 탈핵을 위한 또 하나의 수단
환경교육 동아리 모임, 지역의 여러 시민단체 사람들, 가까운 지인과 가족을 찾아가 신문을 전해주거나 한 꼭지씩 같이 읽었다. 사람들에게 기사 제목을 읽어주고, 내가 선택한 기사를 읽어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찾아가는 탈핵신문>은 나로서는 탈핵을 위한 또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신문 읽기를 이어나가다 보면 사람들이 유독 머무는 페이지가 있다. 그것은 후쿠시마 소식이다. 왜일까? 자신들의 먹거리에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에 많이 관심을 보였던 내용은 ‘서울에 핵발전소 건설 찬성하십니까?’ 였다(탈핵신문 98호 13면). ‘핵발전의 위험과 피해의 직접적인 영향권으로부터 떨어진 이유로 핵발전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라는 이 문장에 많은 사람이 크게 공감했다.
다들 신문읽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모두가 알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탈핵신문을 들고 찾아가면 무척 반갑다고들 한다. 누구나 즐겁게 살려면 좋은 이데올로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탈핵신문은 이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청주의 지아라는 친구는 탈핵신문을 읽고 후기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못 봤지만, 산책이 그린 장면은 워낙 유명해서 잘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드라마의 한 장면을 핵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무엇을 알리고자 함인지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핵신문 읽기를 시작하면서 전에는 전혀 관심 없던 핵에 관련된 기사를 보고 있는 제자신을 발견하곤 한다”고 했다.
강내의 새벽은 탈핵신문 후기 글에 “9면의 <후쿠시마 사고,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라는 기사를 읽은 게 머리에 남는다. 한국은 핵 관련해 물어볼 전문가 집단이 많지 않은데, 일본은 반핵운동 역사가 길어서 반핵전문가와 집단이 탄탄하다는 것, 원전기술자였던 이들이 문제점을 알게 되어 탈핵 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고, 원자력 문제 연구 그룹이 꾸준히 활동한다는 것,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이도 많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나아갈 길이 멀다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탈핵은 마라톤이다. 그러기 위해선 끈질김이 필요하다. 쓰러지지 않고 싸울 힘을 찾아야 한다. 그 힘이란 '자본 위주의 사회로부터 나를 잘 아는 것'이다. 탈핵신문을 읽자.
청명(탈핵비움실천 활동가)
탈핵신문 2022년 4월(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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