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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슈

석탄발전 대신 핵발전소 건설? 발칵 뒤집힌 충남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가 318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충남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는 지역에 지으면 된다고 발언하자 충남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이 발언 이후 기후위기 충남행동과 시민단체 등은 당진시청, 충남도청, 보령시청, 태안군청, 서천군청에서 연이어 주한규 교수의 망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대부분의 여야 자치단체장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반발이 거세자 주한규 교수와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특정 지역을 거론한 것은 불찰이라거나 인수위 차원에서 전혀 검토되거나 고려하는 사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충남지역 시민단체 등은 주 교수의 발언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며, 향후 석탄발전소 지역에 핵발전소가 들어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422지구의 날에 맞추어 전국 석탄화력 소재지 시민단체 등과 인수위 앞에서 전국행동을 할 예정이다.

 

기후위기충남행동이 323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주한규 교수의 SMR 충남 건설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기후위기충남행동)

 

주한규, 기존 전력망 이용과 고용 승계 장점 있다

318일 경향신문 6면에 주한규 교수의 핵발전소(SMR)를 충남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지으면 된다는 발언 내용이 실렸다. 그는 석탄화력발전소에 이미 전력망이 깔려있기 때문에, 발전소를 석탄 대신 SMR로만 하면 된다. 고용 승계의 장점도 있다고 했다. 주 교수는 윤 당선자 선거 캠프에서 원자력·에너지정책분과장을 맡았고, 윤 당선자는 10대 공약에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원전 최강국 건설을 채택했다.

주 교수의 발언 이후, 당진환경운동연합은 321일 당진시청에서 당진은 수도권의 식민지가 아니다. 핵발전소(SMR) 당진 건설 망언 사과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23일에는 기후위기 충남행동이 충남도청에서, 24일은 보령에너지전환포럼준비위원회가 보령시청에서, 25일은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이 태안군청에서, 28일은 진보당충남도당이 충남도청에서, 29일은 서천 미세먼지·고압송전선로 대책위원회와 서천참여시민모임 등이 서천군청에서, 같은 날 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 등이 충남도청에서 각각 주 교수의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여야 자치단체장, “반대 투쟁 함께 할 것

맨 처음 포문을 연 당진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주한규는 핵발전소(SMR) 당진 건설 망언을 사과하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 힘은 주한규 망언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핵발전소(SMR) 당진 건설 망언에 대한 분명한 찬반 입장을 밝히고 전력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과 어기구 국회의원(충남 당진)329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40년 고통 속에 지나온 것도 모자라 다시 또 25년 넘게 석탄화력발전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비산먼지 등 대기오염, 온배수, 토양 오염, 초고압 송전철탑 등의 고통 속에 놓이게 되었다면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핵발전소까지 떠안으라는 것은 지역주민을 깡그리 무시하는 천박한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을 주도해 온 주한규 교수의 발언에 충남도민이 격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329일 서천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국민의힘 소속 노박래 서천군수도 참석했으며, “서천군민과 함께 핵발전소 반대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발이 거세자 주한규 교수는 입장문을 통해 특정 지역을 거론한 것은 불찰이라며 SMR은 안정성이 충분히 검토된 뒤인 오는 2040년 무렵에나 국내 건설이 가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실도 327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전문가의 언론 인터뷰는 개인적 의견이라며 인수위 차원에서 전혀 검토되거나 고려하는 사안이 아님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당진 핵발전소 건설 시도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당진 길거리에 게시하자, 국민의힘 당진시 당원협의회가 328어기구 국회의원의 소형원자력관련(SMR) 선동적 프랑카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충남지역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SMR 반대 여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조순형 기후위기충남행동 운영위원장

SMR 발언에 주민들 공분

자치단체장도 반대입장 표명

 

- 당진환경운동연합이 주한규 교수에게 사과를, 인수위에 입장 발표를 요구했던데 그쪽 입장을 직접 전달받았나

주한규 교수와 인수위 모두 우리에게 직접 답변을 보낸 적은 없고, 언론을 통해서만 해명했다. 인수위는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인수위가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인수위에 공문을 보내서 직접 확답을 받으려고 한다.

 

- 당진에서 제일 먼저 항의 행동에 나섰더라

주한규가 당진을 우습게 봤나 보다. 당진은 정부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도 막아낸 곳이다. 당진 에코파워를 말하는데,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반영했던 것을 삭제하게 했다. 당진에서 진보와 보수 할 거 없이 개발위원회 등 똘똘 뭉쳐서 막아낸 것이다.

 

- 자치단체장도 반대 입장을 밝혔더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당진시장, 서산군수, 태안군수가 SMR 망언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서천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서천군수도 기자회견장에 나와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앞으로 지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발언했다.

 

- 향후 계획은?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장 등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선거 기간에 찬반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찬성할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MR을 석탄발전소 부지에 짓자는 망언은 충남에만 해당되지 않고, 전국의 석탄발전소 지역 모두에 해당하는 일이다. 422지구의 날전국 석탄발전소 소재지 지역민 등이 모여서 윤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할 예정이다. 이번 기회에 탈핵 진영과 석탄발전 반대 단체들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경주에 SMR 실증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알고 있나

전혀 몰랐다. 석탄발전 반대 싸움 한다고 핵 문제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는데, 주한규 발언 듣고 깜짝 놀랐다. SMR과 핵발전을 공부 중이다. 그동안 신한울 3·4호기 건설 반대 전국행동 일인시위 등 연대활동을 하기는 했었다. 그러나 주민들도 핵발전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로 여기고, 시민단체 역시 핵발전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여기고 직접 싸운 적은 없었다.

 

- 주민들 분위기는?

당진은 석탄발전 반대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끈 곳이다. 피해도 많이 알고 있다. 요즘 핵발전소 건설 발언 나오고 난리가 났다. 주민들이 여태까지 석탄발전으로 피해를 당했는데 이럴 수 있느냐며 공분하고 있다.

 

용석록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2년 4월(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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