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는 또 다른 무기, 탈핵 앞당겨야
서울서 후쿠시마 핵사고 11년 행사
‘후쿠시마 핵사고 11년 준비위원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1주기를 앞두고, 3월 5일 서울에서 탈핵 집회와 행진을 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자로 수습을 못 하는 현실과 오염수 방류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핵발전소 공격, 울진 산불에서 핵발전소와 송전탑이 위협받는 상황 등을 언급하며 조속한 탈핵을 촉구했다.
‘후쿠시마 핵사고 11년 준비위원회’는 5일 오후 2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기억하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이제그만! _ 대책없는 핵폐기물,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종교환경회의 상임대표인 양재성 목사의 여는 말로 시작했다. 양재성 목사는 “기후위기가 초래할 파국과 핵사고가 만들어내는 고통은 서로 모양은 다르”지만 “인류의 탐욕이 불러일으킨 재앙이라는 사실”에서 둘은 같다며 기후위기에 위협받는 핵발전소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언제든지 자연재해는 일어날 수 있고 유사시에 (핵발전소가) 핵폭탄의 역할도 할 수 있어 위험요소가 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핵시설을 공격한 상황을 언급했다.
이후 대선 후보 중 정의당 심상정 후보, 노동당 이백윤 후보,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는 울진의 신한울 핵발전소 3·4호기 완전 백지화 등 탈핵 사회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후보들은 22탈핵대선연대와 탈핵기본법 제정과 신한울 핵발전소 3·4호기 완전 백지화 등을 약속하고 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35조를 인용하며, 핵발전과 핵폐기물은 분명한 재해위험이기에,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핵발전이라는 재해위험은 제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영 강서아이쿱생협 이사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핵발전소는 위험하고 해결할 수 없는 핵폐기물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대책 없는 핵폐기물은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게 해결하는 방법”이라며, 그게 되지 않는다면 “서울에 핵폐기장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황분희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 부위원장도 핵발전을 조속히 중단해야 한다며, 지역 주민의 고통을 호소했다.
2011년 자녀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후쿠시마 핵사고를 경험한 오현화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뭘 믿어야 하고, 뭘 하는 게 내 아이에게 옳은 것인지 불안한 시절이었다”고 밝히며 핵에너지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핵발전소 점령 소식을 들으며 마음이 덜컥했다는 활동가는 “불안과 불확실의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 다음 세대의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탈핵”이라고 외쳤다.
대회 참가자들은 ‘탈핵선언문’을 통해 현 정부는 삼척과 영덕의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취소하고 노후원전 수명연장을 금지하는 정책을 수립했지만, 지금대로라면 2080년대까지 핵발전소의 사고 위험에서 살아가야 한다며 ‘느린 탈핵’을 비판했다. 아울러 현 정부의 핵발전 수출과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추진하는 모순된 정책을 비판하고, 고준위핵폐기물의 대책 없음을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핵발전소는 언제든 또 다른 무기가 되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며, 조속한 탈핵을 촉구했다.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대학로 일대를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포함해 대구, 경주, 강원도 등지에서 시민들이 참여했다. 후쿠시마 핵사고 11년 준비위원회에는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에너지정의행동, 종교단체, 기후위기대응단체, 핵발전소 지역대책위 등 100여 개 가까운 연대단체 혹은 개별단체가 참여했다.
용석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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