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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9호> 이대수 운영위원장(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목사)인터뷰

·일 시민교류를 통해, 탈핵공동행동을 모색하자

일본의 핵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모임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한국의 핵발전소 지역을 순회·교류하는, ‘탈핵과 아시아평화를 위한 한국 원전지역 한일시민투어가 오는 619()부터 25()까지 56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는 이대수 운영위원장(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목사)에게 그 취지와 계획 등을 들어본다.

 

1.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2년 두 차례 일본 핵발전소 지역 방문을 한 바 있다. 일본 현지 주민대책위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비롯해 수도권에서 탈핵 운동을 하는 그룹을 만나면서, 한국 현지와의 교류가 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여러차례 받았다. 이후 수도권 탈핵운동 단체 분들과 국내 핵발전소 지역대책위 분들에게, 이런 일본 측의 의사를 전달하면서 그 필요성에 대해 의논해보았더니 다들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추진하게 됐다.

특히 한·일 현지 주민과 대책위들 간의 상호교류를 통해, 현황을 공유하고 함께 연대해 아시아 탈핵을 위한 공동행동을 모색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어떻게 진행되나?

첫째, 한국 핵발전소와 지역활동의 실태를 이해하기 위해 핵발전소 현지를 방문한다. 전남 영광(19, )을 시작으로 다음 날 경남 합천(원폭피해2세 모임) 또는 밀양 송전탑, 부산시 고리(20, )를 방문한다. 경주 월성과 경북 영덕(21, ), 울진과 삼척(22, ) 등을 방문해 현지 주민과 대책위 관계자들과의 교류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둘째는 수도권 탈핵운동 단체들과의 정책회의 등(24, )을 통해, ·일 시민사회간의 협력과 공동대응을 의논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행사에 대해 탈핵 평화통신사로 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3. 어떤 분들이 참가하나?

모두 21명으로,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 동북지역에서 활동중인 목사와 활동가들, 일본의 NNAA(No Nukes Asian Actions, 탈핵아시아행동) 임원과 겐카이 핵발전소(큐슈 사가현 소재, 부산에서 200km, 참고로 서울~부산은 330km편집자 주) 소송중인 분들 그리고 변호사, 수도권 탈핵 활동을 하는 분들이 주축이다. 그 중 한·일 역사 문제 등으로 기존에 한국과 자주 교류한 분들도 있다. 크게 보면 일본 NNAA 중심으로 활동하는 분들이라 할 수 있다.

4. 향후 계획은?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가을에는 한국에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역이 넓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방문할 예정이며, 일본 현지에서 숙식을 제공한다. 향후 한·일 시민교류를 지속하면서 타이완, 몽골 등의 아시아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핵발전은 개별 핵발전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에너지정책과 핵무기로까지 연계된다. 밀양송전탑 사태처럼, 핵발전의 문제는 개별 지역의 고립적인 사안이 아니라, 전국적인 이슈화가 될 정도로 성숙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에게 격려가 되고 상호 이해를 통해 사이 좋은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5. 아시아권 탈핵 공동행동의 가능성은?

일본의 경우 전후 맥아더 점령사령부에 의해 제정된 현재의 헌법, 평화헌법’ 9조에서 비무장 전쟁불가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보수세력들은 이를 개정해 군대보유가 가능한 정상국가화를 주장하며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개혁개방과 대국굴기를 통해 미국과 G2를 형성하며, 동아시아 질서는 재편되고 있다. 한국 또한 엄청나게 성장했다.

미국은 일본의 재무장화를 기대하며 아시아로의 귀환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이른바 신냉전을 조성하고 있다. 또 여기에 일제 침략과 식민지배 과거사 문제, 일본 주변국간의 영토문제 등이 얽혀 있다. 원전수출과 NPT(핵확산금지조약)2차 세계대전 후 출현한 쌍생아다. 20세기 후반의 핵(원전과 핵무기)체제가 인류에게 주고 있는 유혹과 위험을 함께 생각해 봐야 한다.

올 해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이다. 북미, 남북간의 갈등으로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일상화됐고,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무역 등 경제적으로 상호 연관돼 있고, 상호 교류와 협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어져 있어, 긴장억제와 공동번영도 가능하다. 즉 위기와 가능성 사이에 있다.

아시아평화를 원한다면 세계 질서의 명암을 이해하면서 핵발전이 아닌 평화적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시민적 각성과 노력이 중요하다. 탈핵은 지속가능한 에너지체제와 세계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인류사적 도전이다. 이제는 정부만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발행일 : 201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