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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본의 뱅크시 ‘281_Antinuke’

20113·11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직후 도쿄 시내 시부야의 뒷골목에 스티커들이 나붙기 시작했다. 매일 먹는 과자와 내리는 비를 두려워해야 하는 소녀, 무책임하고 기만적인 도쿄전력을 비판하는 메시지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민감한 메시지를 가진 스티커일수록 붙어있는 기간은 짧아서 2~3일 안에 제거되는 일이 많았지만, 작품이 내뿜는 강렬한 이미지는 조용한 유행이 되었고 다른 나라에도 전해져갔다.




작가의 작품 스타일과 활동 방식은 영국의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모방이 문제일 것은 없어 보인다. 이들 모두에게 더욱 중요한 건 자극과 소통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중적 미디어와 정치권에서 핵에너지 이슈가 좀체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나라에서라면 말이다.


작품에는 ‘281_반핵이라는 이름만 작게 표시하고, 작가의 본명은 켄타 맞추야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는 지금도 얼굴 없는 화가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거나 뒷모습만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는 후쿠시마 근처에서 태어나고 자란 40대라고 하며, ‘281’이라는 숫자는 고등학교 시절 운동복에서 따 왔을 뿐 큰 의미는 없다고 한다.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만나지만, 작품 활동을 위협받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도쿄의 전시회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되었고, 작품을 공개하는 사이트는 종종 해킹당하곤 한다. 어쨌든 그의 작품 세계는 아베 정부 비판으로, 도쿄올림픽 반대로, 그리고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풍자로 이어지고 있다.

281_anti nuke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281antinuke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5월(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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