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환운동 후 시의원 후보로 출마
신규핵발전소 예정구역으로 고시된 삼척은 지난 10월말 시장 주민소환운동을 펼쳤지만, 25.9%의 투표율로 주민소환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숨고를 틈도 없이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시의원 보궐선거에 ‘반핵민주시민후보’로 이광우 기획실장(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을 출마시켜, 신규핵발전소 고시철회를 위한 지역내 반핵여론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척핵발전소 건설예정지인 근덕면이 포함된 삼척 나선거구 보궐선거는 총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주민소환의 피로가 채 가시기도 전에 맞이한 선거전임에도, 이광우 후보를 비롯한 캠프 자원활동가들의 얼굴에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12월 13일(목)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이광우 후보를 만났다.
인터뷰, 정리 : 박혜령 편집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김대수 삼척시장이 2010년 12월 14일 삼척시의회로부터 핵발전소 유치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해 유치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이것은 삼척시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진행됐습니다. 최근 삼척시장의 시정전반에 걸친 비민주적인 행태를 심판하고자 진행된 주민소환은, 제도의 한계에 갇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삼척시민들의 염원이, 주민소환의 결과로 좌절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삼척의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삼척핵발전소백지화를 이룰 때까지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는 것을 다짐하고, 보여줄 것입니다.
건설예정구역의 지역 주민들이 상심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을 극복하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주민소환 과정에서 겪은 행정의 억압, 심리적인 압박으로부터 긍정적인 해방감을 다시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반핵을 지향하는 유권자들의 선택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선거분위기는 어떠한가?
시의원 보궐선거에 다양한 의제들이 있지만, 이번 선거의 특징은 시민들의 관심이 핵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실제 8명이 입후보했고 다양한 공약들이 제시되지만, 시민들은 반핵을 말하는 후보에게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3명의 후보가 반핵을 내걸었지만, 2명의 후보는 반핵활동을 하지 않았고 유세에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누가 진짜 반핵을 할 인물인지 그 진정성을 봅니다. 그간의 여론조사를 보면 실제 주민소환 당시 삼척 여론의 63%가 핵에 반대했습니다. 고스란히 이번 선거에 반영될 것입니다.
최근 하루 일과는?
새벽 4시 반에 기상해, 밤11시에 일정이 끝납니다. 아침 5시부터 8시까지 어판장, 새벽시장 등을 돌고, 8시부터 선거운동본부 공식 일정을 진행합니다. 20여명의 사람들이 매일 함께 움직입니다. 반핵활동을 선거공간에서 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격려하고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유세를 하면서 힘들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 얻기를 바랍니다.
선거 후 활동의 방향?
승패와 상관없이 처음 시작할 때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이하 삼척반핵투위)와 시민들에게 약속한 것이 있습니다. 결과와 무관하게 선거후에도 이전의 삼척반핵투위 직책과 활동을 계속한다는 것입니다. 삼척의 반핵운동의 연장선으로 출마했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만약 당선의 기회를 시민들이 주신다면 설명회 등 지금까지 결여됐던 민주적 절차를 보완해 갈 겁니다. 시정의 공간에서 필요하고 가능한 방법을 최대한 활용해 핵발전소유치백지화를 이룰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민투표를 발의해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최근 반핵운동에 대한 의견은?
일본 후쿠시마사고 이후 반핵운동의 내용과 저변이 확장되었습니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며, 이것이 대선후보들에게 탈핵공약을 내걸도록 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탈핵을 확고한 국가정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더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탈핵을 공언한 후보가 있지만, 소위 핵마피아들이 그리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탈핵을 주장하는 후보도 실제 공약을 현실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정권교체만으로 신규부지가 철회되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시민역량이 더 강화되어, 탈핵을 정치적으로 수렴하도록 강제하고 견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선 전국의 탈핵운동을 하나로 결집하고 전담하는 상시적 활동의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전반적인 시민역량의 강화뿐만 아니라, 현안 지역 당사자 힘이 무엇보다 강화되어야 합니다. 지역은 대도시에 비해 힘이 약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전쟁으로 말하면 최전선에 있는 부대가 현안지역 주민들이라고 한다면, 더 힘 있게 싸울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을 규합해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삼척의 핵발전소를 반드시 막겠습니다. 이 선거는 핵발전소를 막는 선거입니다. 반핵과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억압된 욕구가 분출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반핵에서 나아가, 사회를 바꾸고 싶어합니다. 그 길에 함께하고 앞장서 달라고 격렬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꺼이 그 길에 시민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인터뷰 후기 : 빨갛게 충혈된 눈이지만,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고 빛나는 이광우 후보의 눈과 웃음은 탈핵을 향한 그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의 마음과 능력을 공동의 가치를 위해 애쓰는 많은 사람들이 선거사무실 안에 가득차 있는 삼척 반핵의 현장을 보며, 그래도 사람이 희망이라고 느낀다. 반핵민주시민후보 이광우 후보가 희망이다. 그리고 이광우 후보를 지지하는 수많은 삼척시민들이 시대의 희망이다.
발행일 : 201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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