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는 심각하고, 해결해야 할 일은 산더미
5.4 강진의 여파로 포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피해정도는 훨씬 심각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이제 겨우 이재민들의 거처를 마련하기 시작했으며 피해건물들에 대한 안전도를 검사하고 피해접수신고를 받았다. 휴교기간이 끝난 학교들은 정상수업을 하고 있고 여진의 공포가 조금씩 줄어드는가 싶게 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그럴 뿐 조금만 더 살펴보면 지진의 상처는 쉽게 아물 것 같지 않다. 이미 알려진 큼직큼직한 피해는 물론이고 시간이 경과하며 나타나는 피해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11월 28일(화) 오전 6시 ‘경북 포항 지진 발생 및 대처상황’을 발표했다. 중대본의 발표에 따르면 인명피해는 입원 9명, 귀가 82명 등 총 91명이다. 학교 및 복지시설 12곳에 대피해 있는 이재민은 1206명이다. 피해를 입은 사유시설은 주택 2만8811채(전파 375채, 반파 1055채, 소파 2만7381채), 상가 1995곳, 공장 162곳, 차량파손 38대 등 3만1000건으로 확인됐다. 학교와 항만, 문화재 등의 공공시설은 총 644개소가 피해를 입었다.
지진 후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우려…활성단층 조사가 시급하다!
지진발생 후 핵발전소에 대한 우려는 커졌고 활성단층 조사가 시급해졌다.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진행될 당시에 이번 지진을 겪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농담도 자연스럽다. 포항 지진으로 그치지 않는 더 큰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핵발전소의 안전 점검과 대책마련이 더욱 절실해졌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활성단층지도는 2041년이 제작완료시점이다. 우선 경주, 포항의 단층지도는 앞으로 5년 후에나 완성된다고 한다. 지진을 직접 겪은 당사자로서 5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게 느껴진다. 예산과 인력을 더 많이 투입하여 완성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안전의 문제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지열발전소’를 포항지진에서 가장 위험한 시설로 인식하게 되었다. 언론에서의 문제제기와 전문가들의 상이한 주장 속에서 시민들의 청원으로 정부 차원의 정밀조사가 결정되었다. 신재생에너지라는 이유로 아무 제재도 받지 않고 정부의 지원으로 건설되었던 지열발전소 논란을 통해 향후 각종 개발 사업에서 고려해야할 신중한 검토의 따끔한 선례가 되길 바란다.
우리는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모른다!
또한 재난에 대비하는 기본 메뉴얼이 있지만 그것을 알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있다. 노약자와 중증장애인들이다. 지진피해가 큰 건물 역시 오래되고 낡은 서민주택이다. ‘밤에 혼자 있으면 여기가 무덤이구나 싶죠(beminor.com)’라는 중증장애인의 공포는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재난 시에 가장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생물학적, 사회적 약자를 위한 현실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생존배낭을 꾸리고 서둘러 빠져나갈 궁리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지만 오래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오늘 아침에도 ‘구르르르 쿠웅’하는 땅의 울림을 들었다. 68번째 여진이라고 한다.
우리는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모른다.
탈핵신문 2017년 12월호 정침귀 통신원(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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