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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슈

(광주) 공론화 내용과 형식, 주체가 빠진 토론회

신고리5·6호기 공론화 광주 토론회참관기

 

홍보 따로, 진행 따로주최, 발제자, 토론자 모두 변경

 

이 자리가 공론화 토론회였어?”

 

지난 97, 아시아문화전당 컨퍼런스홀 현수막을 보고 외친 한마디이다. 등록대 앞에서 왜 원자력공학과 학생들이 한국지방자치학회 토론회에 이렇게 많이 동원되었지?”라고 했던 의혹은 현수막을 통해 풀렸다. 당초 홍보된 한국지방자치학회 학술토론회와 달랐다.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은 토론회 자료집과 홍보 내용을 비교하면서 더욱 명확해졌다.

 

이틀 전까지 홍보되었던 한국지방자치학회주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후원에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원회)’ 주최로 행사가 바뀌었다. 발제자도 이영희 교수(가톨릭대) 1인에서 임정빈 교수(성결대)가 추가되었다. 상황을 인식하는 사이, 연단에서는 이번 토론회가 녹화되어 시민참여단에게 숙의의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며, 오늘 광주에서 첫 토론회를 갖게 되어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김원동 위원(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인사말과 함께 공론화 전국 순회 첫 토론회는 시작되었다.

 

신고리5·6호기 공론화 전국 순회 토론회가 광주에서 처음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애초 홍보 내용(포스터 참조)과 달리 당일 진행은 주최, 발표자, 토론자 등이 모두 변경된 채 진행되었다.

 

에너지정책, 핵발전정책 내용 빠진 채, 그나마 찬반입장 발표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까지!

 

발제를 맡은 이영희 교수는 신고리5·6호기 공론화의 사회적 의미와 과정을, 임정빈 교수는 공론화와 신고리5·6호기 공사의 찬반입장을 비교해서 발표했다. 대부분의 토론자도 공론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보완되어야 할 부분에 대한 입장을 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공사중단재개양측의 입장을 비교한 임정빈 교수 발표에는 수많은 오류 지적이 있었다. 결국 토론자로 참여한 이헌석 대표(에너지정의행동), ‘시민배심원단의 숙의자료로 적절치 않다’, ‘녹화영상을 그대로 시민배심원단에게 상영하지 말 것을 요구할 정도로 찬반입장에 대한 내용이 부실했다.

 

결국 공론화토론회에서 담아야할 에너지 정책, 핵발전정책에 대한 찬반, 신고리5·6호기 공사중단과 재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은 없었다. 결국 공론화를 하고자 했던 내용은 빠진 채, ‘공론화라는 형식만 토론하고 끝이 났다.

 

시민이 배제된 공론화 토론회

 

어쨌든 필자는 공론화위원회 전국 순회 첫 토론회 방청자가 되었다. 이 토론회를 지켜보면서, 과연 이 토론회가 공론화위원회 활동 목적에 부합하는지 의심이 들었다. 공론화위원회는 신고리5·6호기 건설여부를 국민과의 공론을 통해, 국민이 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고리5·6호기 건설 여부에 관한 공론화의 장()입니다.

국가의 모든 정책은 시민을 향합니다.

신고리5·6호기 관련 정책 역시 시민들의 오늘과 내일의 삶을 좌우하는 문제입니다.

위원회는 이번 공론화 과정을 공정하게 설계·관리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 김지형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의 인사말.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홈페이지(www.sgr56.go.kr)

 

김지형 위원장이 밝힌 신고리5·6호기의 건설이 오늘과 내일의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문제이기에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공론화 성공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 참여자는 핵발전산업계가 동원한 대학생 청중이 대부분이었다. 신고리5·6호기 문제에 관심있는 일반시민들 그리고 탈핵을 주장하는 측에게는 제대로 된 정보전달 없이 진행되었고, 이는 시민 참여가 계획적으로 배제된 것이었다.

 

한쪽으로 기운 공론화위원회

 

핵발전산업계는 알고, 탈핵운동진영은 모르는 무언가가 작용했다. 이는 공론화 과정을 공정하게 설계·관리하는 기능공론화위원회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변경된 내용이 신고리5·6호기 건설을 반대하는 토론자들에게 사전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 핵발전산업계를 중심으로 참가자들이 동원된 점 은 공론화위원회가 탈핵진영을 배제하고 핵발전산업계를 중심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더구나 불과 이틀 만에 주요 프로그램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질문했을 때, 주최 측의 애매모호한 답변은 더욱 의심을 자아냈다.

 

공정하지 못한 토론회, 부실한 내용과 형식의 첫 공론화 토론회를 열면서 광주에서 갖게 되어 의미가 있다고 했다. 2017년 핵발전소 시공, 관리, 운영 부실이 매일 매일 새롭게 밝혀지는 부실의 덩어리 영광핵발전소를 지척에 두고 사는 광주에서 토론회를 하는 이들에게 광주의 의미가 무엇이었을까?

 

이날 전국 순회 첫 공론화 토론회는 핵발전소와 닮았다. 부실한 핵발전소, 부실한 토론회

 

 

 

95() 한국일보는 발제자 1인을 중심으로 한국지방자치학회 주최 토론회로 이미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97() 토론회 현수막에는 홍보물과 주최가 변경되어 표기되어 있었다. 임승빈 사회자 옆에 애초 홍보물에

소개되지 않았던, 임정빈 교수가 발제자로 앉아있다.

 

 

탈핵신문 2017년 9월19일

이경희(광주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