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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슈

2016년 탈핵 5대 뉴스

탄핵정국으로 상징되는 2016년 병신년(丙申年) 한 해를 보내며, 탈핵신문 편집위원회는 ‘2016(국내) 탈핵 5대 뉴스‘2016년 일본 3대 탈핵 뉴스를 선정해보았다.

 

편집위원회는 뉴스 선정 기준으로 그간 탈핵신문에 실린 사안의 빈도에다, 중요성 등도 함께 고려했다. 국내에서는 신규핵발전소 추가 건설 문제(신고리5·6호기)와 안전성 문제(경주 지진)가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핵심의제로 제기됐다. 이 논란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지진을 체험한 일반 시민들로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었는데, 최근 개봉 후 1달만에 약 400만 관객을 동원한 판도라영화 상영과 맞물려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핵발전 최대의 난제’,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은 기존 핵발전소 지역에 고준위 신규 (임시) 핵쓰레기장을 일방적으로 계획하고 있어, 주변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은 핵발전소에 이어, 핵쓰레기장까지 강요하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장 해수담수 공급 문제 역시 부산시 해당 지역 주민들로서는 선택의 여지없이, ‘일상적인 저선량 방사능 내부피폭이란 우려와 건강 위협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늦가을부터는 모든 국민의 눈과 귀가 탄핵정국으로 몰렸다. 탈핵운동도 탄핵·탈핵이란 구호를 내걸며 일방적으로 핵발전 유지·확대정책을 펼쳐온 박근혜 정권 퇴진에 함께했다.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선후보들에게 탈핵의제를 제시·수용토록하기 위해 전개되어온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내년 이맘 때, ‘2017년 탈핵신문 5대 뉴스한국탈핵!’을 주요 뉴스로 게재할 수 있을지는, 우리들의 노력여하에 달린 문제일수도 있을 것 같다. - 편집자 주

 

 

1, 신고리5·6호기 건설 허가와 부··경 지역의 대응

 

신고리5·6호기 건설을 둘러싼 논쟁은 2016년 한해 내내 이어졌다. 1, 신고리5·6호기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 취소소송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1심에 이은 2심 판결이었다. 이후 신고리5·6호기 건설문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건설 승인 심사로 넘어갔다. 5월부터 시작된 원안위의 심사에서는 4·13총선 이후 당선된 부산-울산 출신 야당 국회의원의 문제제기,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도와 다수호기 안전성 문제, 건설 승인 이전 공사착수 문제제기 등이 광범위하게 있었다.

 

그러나 623일 원안위는 위원 9명 중 7명 찬성으로 신고리5·6호기 건설을 승인했다. 야당 추천위원 2명만 반대표를 던지고 나머지는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원안위 구성과 위원 선출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함께 이어지기도 했다. 6월 원안위 건설 허가 승인 이후에도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건설허가 취소 국민소송,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회에서의 문제제기, 부산-울산-경남 탈핵단체들의 광범위한 서명운동과 반대운동 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헌석 편집위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신고리5·6호기 건설 승인이 확정된 623,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소속 활동가들이 1,000인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 울산·경주 지진과 핵발전소 안전 논란

 

75일 저녁 833분경,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있었다. 이 지진은 부산-울산권은 물론이고 경기도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큰 지진이다. 진앙지가 월성과 고리 핵발전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의 우려가 컸다.

 

이런 우려는 9월 발생한 경주지진을 통해 더욱 확대되었다. 912일 저녁 744분경 발생한 규모 5.1의 경주 지진은 규모가 크고 진앙지가 내륙이어서 혼란이 더 컸다. 특히 처음 지진이 있고 약 1시간 후 저녁 832분경 발생한 지진은 규모 5.8로 우리나라 관측 사상 최대 규모 지진이었다. 흔히 첫 지진이 크고, 나머지는 여진으로 규모가 작아진다는 상식을 깨고, 이후 지진이 더 큰 형태로 나타나 국민들의 혼란과 공포는 매우 컸다.

 

경주 지진으로 모두 23명이 부상하고 재산 피해 5,367건이 집계되었지만, 국민들의 가장 큰 불안감은 핵발전소 안전이었다. 경주 지진 이후 월성핵발전소 가동 정지 지연을 둘러싼 논란, 양산단층대 일대 활성단층 논란, 2012년 소방방재청 활성단층 지도 보고서은폐 논란 등이 이어졌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내년부터 국내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가 착수되고, 지진방재 매뉴얼 등이 강화되었다. 또한 양산단층대에 걸쳐 있는 영덕군은 지질조사와 안전성을 이유로 영덕군수가 영덕핵발전소 건설 계획 협조 중단을 선언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이헌석 편집위원)

 

울산지역 아이쿱생협 회원들이 지난 930() 오전 울산시청 정문 앞에 모여,

 ‘지진과 핵발전소 위험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박진영 통신원

 

 

3, 정부의 일방적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계획 발표

박근혜 정부 인수위 공약으로 내세울 때부터, 이미 예고된 사태였다.

 

201310일방적인 위원 구성논란과 함께 시작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원회)20개월간 운영되면서 끊임없이 소통부재, 부실과 예산낭비지적을 받아왔다. 20156월 공론화위원회는 권고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고, 20164월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부는 5월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하 고준위 기본계획)을 행정예고했다.

 

고준위 기본계획은 2028년까지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예정부지(동일장소)에 확보·선정하고, 2035년부터 중간저장시설을 2053년부터 영구처분시설을 각각 건설해 운영하겠다고 한다. 덧붙여 기준 핵발전소 부지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임시저장고를 월성핵발전소(경주)2019, 한빛핵발전소(영광-고창)와 고리핵발전소(부산 기장)2024, 한울핵발전소(울진)2037년부터 건설·운영하겠다는 내용이다.

 

해당 지역 지자체와 정치권, 지역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617일 서울에서 진행된 공청회는 주민들이 행사 시작과 함께 단상을 점거했고, 1시간의 정회 직후 일방적인 속회 개시와 더불어 산업통상자원부 담당 과장은 용역들의 보호를 받으며, 1~2분만에 날치기공청회 종료 선언을 했다.

 

정부는 725일 원자력진흥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를 통해 고준위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8월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절차법을 입법예고했고, 112일 국무회의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절차 및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정부안으로 확정하여, 국회 해당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위원회로 넘겼다. 1222일 해당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됐고, 내년 초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221일 관련 시민단체들과 핵발전소 주변지역 대책위들은 성명서를 통해, 박근혜 정권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고준위 기본계획고준위 관리 절차법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지 말고, 차기 정부에서 사용후핵연료 사회적 공론화를 다시 진행한 뒤, 고준위 기본계획을 새롭게 수립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윤종호 편집위원)

 

지난 617일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공청회(서울 The-K호텔)에서,

용역업체 직업들의 보호를 받으며 산업통상자원부 담당과장이 객석에서 무선마이크로 일방적으로

공청회 종료 선언을 하려하자, 지역주민들이 저지하려고 달라들면서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4, 부산 기장해수담수 주민투표와 이후 논란

 

기장주민들의 해수담수수돗물공급반대를 위한 싸움이 두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20163월 치러진 민간주도 주민투표에서는 16,014명의 기장주민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공급반대가 89.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급반대의 주민의사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는 공급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일방적인 홍보와 무차별적인 병입수 배포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했다. 지난 822, 기장군의회는 수질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두 달간 고리핵발전소 인근해역에서 192차례 채수하여 수질검사를 시작했다. 이에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장해수담수 반대 부산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시민대책위)를 출범시키며, 수질검증위원회 활동중단과 해수담수공급계획 철회를 위한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95부산지법은 올해 초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가 부산시를 상대로 낸 주민투표 청구 대표자 증명서 거부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부산시는 해수담수시설은 국가시설로, 부산시가 주민투표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항소했다.

 

수질검증위원회 활동 종료로 발표한 검사결과는, 검증기관마다의 결과가 달랐고 고리핵발전소의 방사성폐기물 배출시간과 조류의 흐름 등 최소한의 기본적인 상황도 고려하지 않은 부실한 조사로 예산만 낭비한 활동이었다. 1220일 서병수 부산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기존 수돗물 관로를 그대로 둔 채 해수담수화 수돗물 관로를 별도로 매설해 선택적 공급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범시민대책위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차별적인 공급 가능 여부, 관로설치를 위한 부산시비 93억원 예산사용, 세입자와 전입자의 선택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선택적 공급은 민민갈등과 세금낭비를 유발하는 것이라며 규탄했다. 범시민대책위는 해수담수공급반대를 위한 일인시위를 이어가며 1230() 해수담수공급철회를 위한 시청주변 인간띠잇기를 계획하고 있다. (강언주:부산녹색당 탈핵위원장)

 

기장주민들은 매주 해수담수공급철회와 해수담수사업이 주민투표사안이라는 법원판결을 알리는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5, 탄핵정국,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탈핵진영의 대응 계획이 20167월부터 시작됐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은 7월 워크샵을 통해 탈핵진영 2017년 대선전략논의에 착수했다. 이 논의를 통해 제안된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은 국민들의 탈핵의지를 모으고, 2017년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그 뜻을 전달하는 공동 사업으로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전국 순회 간담회, 2차 워크샵 등이 추진되었고, 1011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12월 현재,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는 부산, 울산, 충북, 광주·전남, 대전, 경기 등에 지역 서명운동본부가 출범했으며, 원불교, 기독교, 불교 등 각 종단별로도 서명운동본부가 출범하여 지역과 부문을 넘나드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100만 서명운동은 10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촛불 시위와 맞물려 집중도는 일부 떨어졌지만, 촛불집회에 나온 많은 시민들과 공감할 수 있는 서명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촛불집회와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고, 탈핵하자!’, ‘박정희가 만든 핵발전소,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탄핵하자!’ 등과 같은 구호들이 이어졌다. 또한 핵발전소 폭발을 다룬 재난 영화 판도라가 상영되면서 영화관 앞에서의 서명운동도 폭넓게 벌어지고 있다. (이헌석 편집위원)

 

1011,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전국의 탈핵활동가들이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탈핵신문 2017년 1월호 (제4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