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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주민투표를 통해 영덕주민 뜻을 확인해야 한다 -민간주도 주민투표 계속 추진…영덕군민들, 좀 더 용기를 내 달라!

영덕은 1989, 20032005년 세차례나 핵 폐기장 건설 후보지로 지정되어, 지역주민들내 유치찬반 논란으로 갈등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하지만 2010년 영덕군과 영덕군의회는 지역 내 단 한차례의 설명회, 공청회도 없이 핵발전소 유치 신청을 강행해버렸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는 핵발전소가 어떤 곳인지한국의 시민들에게도 뚜렷하게 인식시켜주었다. 영덕도 예외는 아니다. 4월 영덕군의회 원자력특별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영덕주민 58.8%가 영덕에 핵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확인되었다.


지난 722일 확정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전후로, 영덕군수가 보이는 형태는 눈여겨볼만 하다. 713일 이희진 영덕군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영덕원전 건설 특별법 제정, 2원자력연구소·원자력전문병원·원자력안전기술원·원자력통제기술원 영덕 유치, 영덕발전 청사진 제시, 정부의 확실한 지원방안 마련 후 주민수용성 확인 등을 촉구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4일과 15, 국회 해당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위 에너지소위원회 국회의원 개별 면담, 국무조정실·산업통상자원부 면담을 통해 앞서의 요구를 반복했다. 그러나 영덕핵발전소 찬반주민투표 추진위원회는 14영덕군민의 민의를 왜곡한 무책임한 발언 철회하라”, “정부가 아니라 군민과 소통하라”, “보상이 아니라, 군민의 의견을 확인하는 주민투표를 즉각 시행하라며 영덕군수를 규탄했다.


하지만, 722일 핵발전소 2기 건설 내용이 담긴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영덕군수가 요구한 의견에 대한 어떤 화답도 없이 확정·발표되자, 다음날인 23일 영덕군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원전과 관련된 행정조직 해체를 검토하고, 원전과 관련된 일체의 업무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중앙정부에 대한 짝사랑이 분노로 돌변한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보상을 기대하며 협박하는 것일까. 짐작일 뿐, 이후 행보를 지켜봐야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이번 호 인터뷰는 신규핵발전소 반대 투쟁이 한창인 영덕을 찾았다. 이런 논란 즈음인 722() 오후, 영덕핵발전소반대범군민연대 사무실에서 서수연 위원(영덕핵발전소 찬반주민투표 추진위원회)를 만났다.

 

 

 

 

인터뷰 영덕핵발전소 찬반주민투표 추진위원회 서수연 위원

 

자기소개해 주세요

영덕 강구면에 사는 주부이고, 자영업을 했는데 현재 쉬고 있다. 법적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영덕핵발전소유치 찬반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2인으로 백운해 목사(영해 침례교회)님과 함께 역할을 맡았고, 현재 영덕핵발전소 찬반주민투표 추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나

정치나 정부정책에 대해 그 동안은 무관심하게 살았다. 그런데, 작년 세월호 사건을 보고 생각이 바꿨다. 우리나라 역사적 사건이나 모순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리 지역 핵발전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원래, 아닌 것을 보면 못 참는 성격이라 더욱 그렇다.

 

주민투표 추진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되었나

작년 삼척에서 먼저 핵발전소 주민투표를 했다. 그래서 우리 영덕에서도 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를 해야겠다고 의견을 모았고, 68일 출범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신청 시, 영덕 주민들에게 그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핵발전소 예정지, 보상 받을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만 의논이 된 것이었다. 최근에야 방사선비상구역이 20~30km로 확대된 걸 알았지만, 우리는 10~20km 정도 떨어져 있어 잘 몰랐고, 그런(반대할) 권한이 없는 줄 알았다. 공무원, 의원 등 그런 사람들이 주민을 무시하고 있다. 사람을 도대체 무엇으로 알고 그러는건지 생각하면 화가 났다. (유치 신청 당시) 주민들의 수용성을 받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들의 의사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투표 추진위원회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지역주민, 종교인, 언론인 등 30여명이 참여하고 있고, 주민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한 서명을 매일같이 받고 있다. 출범 이후 계속 영덕읍, 영해, 강구 등 장날에 나가고, 각 마을로 나가 직접 받아오고도 있다. 그리고,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진행하기 위해 지난 77일 영덕군청에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교부 신청을 했다. 군청은 접수 이후 7일내, 한번 연기할 수 있어 14일내 처리해야 한다. 어제(21)까지 공식 문서로 답변이 와야 하는데, 오지 않았다. 교부신청을 반려한다는 전화만 어제 박혜령 대외협력위원장(영덕핵발전소반대범군민연대)에게 하고는, 오늘(22)에야 우리집으로 우편물로 공문이 왔다. ‘이렇게 반려할거면서, 날짜까지 어기나라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나 수신거부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오늘 영덕군수가 교부신청을 거부한 것에 대해 항의 기자회견을 오전에 진행했다.

 

영덕군과 영덕군의회 등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처음에는 전임 영덕군수가 저질러 놓은 일을 현재 군수가 뒷수습하는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게 아닌 것 같다. 처음에는 주민의 의사를 수용해서 결정하겠다는 식이었는데, 지금은 영덕에 핵발전소를 세우는 조건으로 원자력병원 등을 세워 달라고 엉뚱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강석호 국회의원(새누리당)도 처음에는 주민투표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 요즘은 주민투표 서둘러서 할 필요있냐, 찬성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정부가 보상 내려보내는 것을 두고 보고 하자는 입장이다. 언론 플레이만 하고 시간 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덕군의회는 군의장만 반대 입장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무늬만 반대다. 보상을 봐가면서 조건부로 반대하자는 입장이다. 이전에는 영덕은 핵발전소가 들어서지 않아도 발전할 수 있으니 다시 고민해 보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들한테 영덕군의회 간담회는 당분간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군의원들은 모두 앞장서서 찬성하고 있다.

 

한수원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지난 5월에 영덕군 체육대회 같은 행사에 5천만원 상당의 냉장고, TV 같은 선물을 제공했다. 영업소도 두었고, 군민들 상대로 한수원 견학 관광을 시키고 있다. 간담회 등의 자리에서 그런 것을 왜 놔두냐며 강력하게 비판했지만, 아직도 그러고 있다. 지역주민들에게는 수박 2천통도 돌렸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의 정서는 어떤가

영덕주민들 남녀노소 모두 반대가 우세하다. 주민투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내 개인 문제가 아니고, 나 혼자의 힘으로 될 수 없기 때문에 그 결과까지는 책임질 수 없다. 그러나 느낌은 주민들 반대가 많다고 본다. 강구는 영덕대게로 먹고 사는데 주민들 90% 이상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영덕군청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전화를 해 매주 진행되고 있는 수요촛불집회에 자유롭게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연대하러 오는 사람들도 있나

핵발전소 건설을 막기 위해 외부에서 도와주러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모두 환영하고 있지만, 일부가 그에 대해 뭐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 경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 때도 볼 수 있었듯이, ‘외부 세력운운하며 없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이들도 있다.

 

향후 계획이나 바람은

영덕이 고향이고 지금도 고향에서 살고 있다. 비록 우리는 지금 힘든 시간을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더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핵발전소 기초 공사를 시작한다는 그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

민간주도의 주민투표를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다.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 추석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원들과 주민들이 뭉쳐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영덕군수와 국회의원은 앞장서지 못한다면, 방해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한수원은 한마디로 장사꾼이다. 우리 군민의 목숨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다.

국민들은 누구라도 신규핵발전소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심지어 새누리당 의원들도 소수지만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다. 영덕군민들도 반대하지만, 아직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용기를 내 주셨으면 좋겠다.

 

오하라 츠나키·윤종호 편집위원

2015년8월 (제3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