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핵발전소 고리2호기 폐쇄하라!
부산과 울산, 경남, 경주 시민단체들이 5월 19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40년 가동해 설계수명을 다하는 고리 핵발전소 2호기 폐쇄를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노후핵발전소 수명 연장 계획을 비판하며,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10기의 핵발전소도 폐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고리 3·4호기, 영광의 한빛 1·2·3·4호기, 울진의 한울 1·2호기, 경주의 월성 3·4호기가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핵발전소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노후핵발전소 수명 연장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지역인 부산, 울산, 경주를 비롯해 수도권에 보낼 전기가 지나가는 초고압 송전탑 지역인 밀양, 그리고 인근 지역인 경남은 핵발전소로 인해 생존과 안전을 위협받아 왔다고 했다. 이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핵발전소 지역은 탈핵, 찬핵, 감핵 등 온갖 정쟁으로 소모되고 할퀴어져 왔다며, 그런 가운데에서 지역주민들의 고통과 목소리는 거세되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고리2호기 폐쇄를 시작으로 설계수명이 완료된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일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부산, 울산, 경주, 밀양, 경남의 지역 현안을 넘어선 오랜 부정의와 차별에 대한 저항”이라고 했다.
박형준 부산 시장 후보는 최근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리2호기 폐쇄는 시민의 동의와 안전이 중요한 조건”이라면서, “심리적 불안과 과학적 불안을 구별해야 한다”며, “불안이 근거 없이 조작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지방분권의 귀중한 기회 속에 고리2호기 폐쇄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 이곳에서 살고, 살아야만 하는 800만 부울경 지역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틀어쥐고 농락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현숙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상임대표는 “울산은 16기의 핵발전소를 양쪽으로 끼고 사는 도시”라면서, 인구밀집지역인 울산 역시 사고 시 대책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를 보면서 낡고 오래된 핵발전소는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배웠으며, 그래서 탈핵은 시대적 과제가 되었음에도 정쟁의 도구가 된 것을 비판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는 최근 일부 언론이 해외의 경우 핵발전소 수명 연장을 80년이나 100년까지도 가동한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이는 ‘거짓’이라고 말하면서, 해외의 핵산업계는 경제성이 없어서라도 노후핵발전소 가동을 포기하는 추세라고 했다. 또 고리2호기를 폐쇄하더라도 가구당 월 138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있을 수 있다며, 안전을 위해 이정도는 국민이 감수할 수 있고, 10기를 폐쇄해 월 1380원의 전기요금을 더 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노래와 학춤 등 ‘문화 행동’을 통해 서로를 다독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리2호기폐쇄촉구부산시민행동, 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 탈핵경남시민행동,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탈핵부산시민연대,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참여했다.
고리2호기폐쇄촉구부산시민행동은 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선포했던 6월 18일에 맞춰 전국 규모의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용석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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