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탈핵
야마모토 타로의 투쟁
△ 비욘드 더 웨이브 (65분, 알랭 드 아이요, 벨기에, 2018)
일본의 인기 배우였다가 2011년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반핵 운동가로 전향한 야마모토 타로. <배틀로얄>, <마이웨이>, <소년탐정 김정일> 같은 작품으로 한국에도 팬이 많은 이였지만, 서핑과 파티를 좋아하던 연예인이 갑자기 진지한 반핵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자 방송 출연도 광고도 끊기고 만다. 그에게 남은 마이웨이는 진지한 정치인의 길이였고, 한 번의 낙선 이후 2013년 참의원 선거 도쿄도 선거구에서 66만 표를 얻어 의회로 들어갔다. 이 영화는 그렇게 시작된 그의 길 위와 연단에서의 투쟁을 좇는 다큐멘터리다.
‘비욘드 더 웨이브’라는 제목은 그가 좋아하는 파도타기에서 따 왔을 것이다. 이 다큐의 또 다른 제목은 ‘일본인 반항자’인데, 두 제목 모두 주류 일본 정치사회의 분위기를 거스르며, 특히 아베 정부의 전횡과 국수주의에 외로이 맞서는 타로의 모습을 쉽게 연상시킨다.
야마모토 타로는 후쿠시마의 오염 실상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과, 주민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실상을 은폐하기 급급한 정부에 항의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공부와 발언을 거듭하며 성장해간다. 그리하여 그의 관심은 탈핵에서 평화, 빈곤, 노동으로 자연스레 확대된다.
그는 신생정당 ‘레이와 신세구미’의 대표로 나선 금년 4월 선거에서 비례대표 동료들을 당선시키는 대신 자신은 낙선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정치 구상이 있다. 영화 속에서 타로가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파도는 앞으로 그가 넘어서야 할 수많은 숙제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다큐는 올해 8월 제16회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 ‘다큐멘터리, 세상을 비추다’의 ‘아시아의 오늘’ 부문에 한 작품으로 소개되었다. 벨기에 감독 알랭 드 아이요는 이 작품 전에도 핵발전 논쟁에서 정작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없음을 고발한 <핵 : 보고할 것 없음>(2019), <체르노빌 4ever>(2011), <웰컴 투 후쿠시마>(2013) 등을 연출하여 이 주제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비욘드 더 웨이브>는 아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유료로 볼 수 있다.
(https://www.eidf.co.kr:444/dbox/movie/view/485)
김현우 탈핵신문 편집위원
탈핵신문 2019년 12월(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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