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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고리,신고리관련)

<3호> 오천만의 시한폭탄 고리1호기, 결국 재가동

이제 부산시민이 고리1호기를 꺼주세요

반핵부산시민대책위 <탈핵무한도전캠프> 농성 시작

이성홍 통신원 (반핵부산시민대책위 기획실장)

오천만의 시한폭탄 고리1호기, 결국 재가동

지난 86일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고리1호기를 재가동하고 말았다.

지난 3월 블랙아웃 은폐사건이 드러나며 가동 중지된 고리1호기를, 정부와 한수원은 호시탐탐 재가동할 기회만 엿보아왔다. 핵발전소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정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그동안 자체점검 뿐 아니라 외부 민간안전점검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점검단까지 불러들여, 마치 안전이 최우선인양 해프닝을 벌였다. 하지만 외부 민간안전점검단의 경우 실제 고장난 비상디젤발전기 대신, 같은 모델의 발전기 성능을 살펴보는 정도에 그쳤고, 수억원을 들여 몇일 놀이삼아 다녀간 IAEA점검단의 경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수장조차 그 실효성을 부인할 정도로 점검기간이나 방법, 범위 등에 문제가 많았다.

그러면서 전력사용이 증가하는 여름철 폭염을 맞아 예비전력이 바닥났다며, 한여름 무더위에 정부청사 에어컨까지 꺼버리는 호들갑을 떨더니, 끝내 핵발전소 인근주민단체와의 합의를 방패막이 삼아 전체 전기생산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고리1호기를 재가동하고 만 것이다.

재가동 규탄 기자회견에 이어, 부산대책위 장기 농성 돌입

현재 고리(부산)와 신고리(울산) 핵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공급량은 부산 전체 전력 수요의 2배가 넘는다. 게다가 지난 7, 8월에 상업가동을 시작한 신고리2호기와 신월성1호기의 전력생산량이 2백만kw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전체전력의 1%에 불과한 58kw 전력생산량의 고리1호기를 두고, 여름철 전력피크에 따른 전력대란 운운하는 것은 근거없는 핑계거리에 불과하다. 여름철 전력피크를 지난 최근에는 일반전력의 예비율이 40%를 넘고 있다. 이는 곧 40% 이상의 전기가 버려지고 있다는 뜻이다.

재가동 직후 반핵부산시민대책위(이하 부산대책위)와 울산의 반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재가동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곧바로 실천행동을 결의했다. 이후 부산대책위는 822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기 시민캠프농성에 돌입했다.

이번 시민농성캠프에 대해 부산대책위는 부산시민들에게 폭염과 전력피크를 빙자한 고리1호기 재가동의 부당성과 위험성을 알려낼 것이다. 또한 현장농성을 통해 반핵운동의 상징적 캠프역할을 보여줌으로써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에 대해,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부산시민의 무한도전에 앞장서줄 것을 촉구했다.

부산대책위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오는 10월 전국 반핵집회 때까지 농성캠프를 중심으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59개 소속단체, 시민들과 함께 실천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주간 단위로 매주 화요일 반핵강좌, 목요일 생명평화 촛불집회, 금요일 반핵영상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외부인사 초청 특강과 공연, 문화행사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발행일 : 2012.9.10


부산시민에게 드리는 글

지난 86일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핵발전소 인근 주민단체와 희한한 합의를 방패막이로 고리1호기를 재가동하였습니다. 폭염과 전기피크에 따른 전력대란이 올 것처럼 국민들을 위협하면서 실제 고리1호기 재가동의 직접적 피해당사자인 부산시민을 배제한 채 일개 지역주민단체와 비공개 졸속 점검을 통한 합의는 결국 고리1호기 재가동을 위한 짜맞추기 절차이며 꼼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지 일년에 몇일, 하루 중 몇 시간의 전력피크 해소를 위해 350만 부산시민과 울산시민, 인근 주민들이 핵사고의 위험을 안고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고리1호기를 재가동했어야 할까요.

지금도 부산시민의 전력수요의 2배를 생산하고 있으며, 부산시민 연간 전력소비량의 40%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1백만kw급의 신고리2호기와 신월성1호기가 최근 상업운전에 들어갔음에도, 30년의 수명을 다하고 다시 10년 연장하여 가동하는 낡고 위험한 고리 1호기의 재가동을 눈뜨고 지켜보아야 합니까.

백번 양보하여 고리1호기 재가동이 여름철 무더위와 전력대란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이제 찬바람 불고 전력예비율, 다시 말해서 남아도는 전기가 40% 웃도는 지금부터 다시 고리1호기를 끄겠나요.

누군가는 핵발전소의 위험성이 과장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핵발전소가 안전하고 편리한 것이라면, 애꿎은 송전탑 건설로 국토를 황폐화하고 평생 농사만 짓던 밀양의 어르신을 분신자살로 내몬 고리 지역 대신에, 이미 건설이 가능하다는 용역결과까지 나온 서울 한강에 지으면 되지 않겠나요.

아다시피 일본은 54기의 핵발전소 대부분을 가동중단 하였습니다. 전체 발전설비의 30%에 달하는 전력량이 통째로 멈춰섰음에도 전국적인 전력대란이나 비상사태는 없었지요. 그럼에도 지금 일본에서는 연일 수만명의 시민들이 반핵시위의 거대한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일본은 너무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말았습니다.

흔히 생수를 마시면서 유통기한이 지나면 먹지 않습니다. 못 먹는 물이라서가 아니라 유통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먹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데 정부와 한수원은, 부산시민의 70% 이상이 고리1호기 폐쇄를 원하고 있고, 고리 인근 주민을 비롯해 350만 시민의 목숨과 생존권을 담보로 어찌 이같은 도박을 하는 것인지요. 이는 도박을 넘어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며, 아니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고리1호기를 재가동하는 것입니까.

정부와 한수원은 결코 고리1호기를 끌 생각이 없습니다. 이는 한여름 무더위와 전기피크가 고리1호기 재가동을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음을 드러낸 것이며 직접적 피해당사자인 우리 부산시민의 목숨과 생존권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오로지 고리1호기 재가동에 목을 매고, 거짓선전과 갖은 꼼수와 주민 이간질을 서슴지 않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제는 부산시민이 나설 때입니다. 이제 부산시민 스스로 우리 아이와 우리 목숨을 지켜낼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아무런 안전대책도, 사고시 비상 매뉴얼도 하나 없이 단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정부와 한수원의 입만 쳐다봐야 하는 이 상황에 대하여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지 않습니까.

이에 고리1호기 폐쇄운동에 앞장서 왔던 우리 반핵부산시민대책위는 소속단체와 뜻있는 인사와 시민들의 결의를 모아 부산시의회 앞에 부산시민 탈핵무한도전캠프를 열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갑니다.

이를 통해 부산시민들에게 폭염과 전력피크를 빙자한 고리1호기 재가동의 부당성과 아울러 위험성을 알리며, 고리1호기 가동중지 및 폐쇄에 동참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장농성을 통한 반핵운동의 캠프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캠프를 센터로 하여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소속단체,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것입니다.

아울러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에 대하여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부산시민의 무한도전에 앞장서줄 것을 촉구하며, 부산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부산시민여러분, 이제 여러분이 고리1호기를 꺼주세요

2012822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