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8일(토) 기장 새마을공원(부산시 기장군)에서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 주민투표 1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약 150여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기장 주민투표 1주년을 축하하고, 주민투표 성사에 함께 힘써준 연대자들과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나누기 위해 준비되었다.
사진 설명=3월 18일(토) 기장주민투표 1주년 행사가 기장새마을공원에서 열렸다. 사진제공 김무경
작년 3월 19일~20일, 이틀에 걸쳐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에 대한 주민투표가 진행된 바 있다. 기장 주민투표는 부산시가 일방적으로 기장해수담수의 공급을 통보함에 따라 약 2년간 힘겹게 저항해온 주민들의 절박한 요청에 따라 추진되었다. 2014년 12월부터 주민투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약 4개월 만에 기장주민투표가 치러졌다.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장안읍, 일광면의 3개 읍면 59,931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주민투표에 16,014명이 참여하여, 참여자의 89.3%(14.308명)가 기장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부안과 삼척, 영덕에 이은 탈핵운동진영에서의 4번째 민간주도의 주민투표로 주민투표 논의 단계에서부터 실시까지 4개월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눈물겨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후 기장 주민들은 매일 부산시청 앞 1인 시위와 매주 촛불 집회를 이어가며 부산시가 주민투표 결과를 수용하길 요구했다. 그 사이 부산시가 거부한 주민투표법상 주민투표 요구에 대한 부산지방법원의 판결도 있었다. 부산지방법원은 작년 9월 주민들이 제기한 ‘기장해수담수공급찬반 주민투표 대표자 지위소송’ 판결에서, “기장해수담수의 공급은 주민들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사항으로, 주민들은 주민투표의 권리가 있다”는 요지의 판결을 내렸다.
주민투표 이후에도 계속된 주민들의 활동과 법원의 판결로 부산시는 지난 12월 ‘선택적 물공급’이라는 대안을 내 놓고 한발 물러선 상태이다. 부산시는 ‘선택적 물공급’을 통해 기장해수담수를 원하는 주민들에게만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사실상 수돗물 공급을 포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장해수담수반대대책협의회는 ‘선택적 물공급’으로는 안심할 수 없고, 세입자와 같이 상대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주민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물공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완전 백지화가 될 때까지 싸움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18일에 치러진 1주년 기념행사는, 주민들의 승리를 다시 한 번 공고히 하고 뜻을 모으는 자리였다. 주민들은 길놀이로 기장 시장을 돌며, 기장주민투표 1주년을 전했고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주민들이 길놀이를 하는 동안 기장새마을 공원에서는 연대자들은 부산권 아이쿱 생협에서 준비한 점심 식사를 했다. 이날 1주년 행사에는 기장 주민들뿐만 아니라 부산과 경주, 울산, 영덕, 서울 등 100여명의 연대자들이 함께했다.
탈핵신문 2017년 4월호 (제51호)
정수희 통신원(부산 에너지정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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