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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스마일링 선, 벌써 46살

영어로는 “Nuclear Power?, No Thanks”인데, 한국말로는 번역이 쉽지 않다. “핵에너지?, 괜찮아요라고 하면 너무 약하고, “됐거든하면 좀 건방지게 들린다. 일본어로는 원자력?, 잘가라인데 이것도 충분치는 않다. 활짝 웃는 태양이 핵에너지의 공세를 능숙하게 받아치며 정중한 자세로 그러나 적극적인 대안을 가지고 반문하는 그런 느낌을 살려야 하는데 말이다. 어쨌든 한국어로 보급된 공식 디자인의 문구는 핵발전? 됐어요. 한국어 번역자도 고민이 많았을 테고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여러 언어로 번역된 스마일링 선로고



전 세계 반핵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60개 이상의 언어로 활용되고 있는 일명 스마일링 선(Smiling Sun)’ 로고는 1975년에 덴마크 활동가 앤 룬드(Anne Lund)에 의해 만들어졌다. 덴마크의 반핵운동 조직 OOA를 돕고자 구상된 것으로, 디자인 경험이 없던 그가 만든 단순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이 로고는 옷에 다는 버튼부터 깃발까지 다양하게 변주되어 세계의 반핵운동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19741, 덴마크 정부가 전국에 14개의 핵발전소 계획을 발표하자 반핵운동도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 덴마크의 반핵운동 조직 OOA핵에너지가 안전하다고 느끼십니까?”라는 내용으로 로고를 만들었는데, 75년 초반이 되자 더 강력하고 명확한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앤은 저는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운동가였습니다. 덴마크 반핵운동이 움직이는 방식의 산물이었습니다. 비폭력 행동에 중점을 둔 사고방식이었죠라고 회고한다. 정치적으로 특정한 진영에 속하지 않는 40대 여성의 지지를 받고 싶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19754, ‘스마일링 선21세의 앤 룬드


이 로고는 공식적으로 197551일부터 사용되었고 빠르게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76년 여름에는 20만 개 이상의 배지와 스티커가 판매되었고, 덴마크 반핵운동 조직 OOA가 캠페인 자금을 모으는 데 큰 힘이 되었을 뿐 아니라 운동의 확장에도 도움이 되었다. 덴마크 핵발전 반대 운동은 1978년에 덴마크 의회 앞에서 35천 명이 참가하는 행진으로 이 로고와 함께 정점에 달했다.


스마일링 선 로고는 국제적으로 등록된 상표로, OOA 재단이 관리한다. 각국의 반핵운동 조직은 재단에 자신의 활동을 소개하고 캠페인에서 스마일링 선 이용에 대한 동의를 받으면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쓸 수 있다. 일반 회사나 정당은 라이센스를 얻거나 행동강령에 동의하여 이용이 가능하다. 개인은 순전히 개인적인 목적이라면 스마일 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개인 배너, 스티커, 포스터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페이스북 및 유사한 소셜 네트워크에 표시되는 내용이 포함된다. 개별 사용자는 항상 기호 ®를 포함하여 로고가 등록된 것임을 나타내야 한다.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6월(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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