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핵폐기물 운송 반대투쟁 다큐멘터리
제작 : Cine Rebelde (2007년, 43분)
핵산업계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최소한 백만년 동안 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40여년 전 독일에서는 정치인들이 고어레벤(Gorleben) 마을 근처의 소금 광산을 영구처분장으로 지정하고 그 옆에 조립식 저장고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부터 과학자들은 소금 돔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고어레벤 인근 800 명의 주민들을 포함하여 그림 같은 풍경의 농촌 마을에 살고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핵물질 처리 계획과 폐기물 운송에 반대하는 싸움에 나섰다. 독일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가 프랑스 북부 공장에서 재처리되어 캐스터(방사성 물질 저장과 운반 용기의 약어)에 실려 고어레벤으로 들어오는 길을 막는 것이다.
씨네 레벨데(Cine Rebelde)라는 독일의 영상 집단은 2006년 11월 고어레벤으로 향하는 열 번째 핵폐기물 열차 수송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촬영했다. 여러 인터뷰와 생생한 대치 장면들은 이 투쟁의 진지함을 보여준다. 고어레벤 주민들뿐 아니라 일 년에 한 번씩 독일 전역에서 모인 사람들이 추운 밤을 함께 견디며 서로에게 힘을 주는 장면들이다. 때때로 경찰의 폭력에 가로 막히고 지역 전체가 계엄령이 떨어진 것처럼 암울하지만, 그러나 투쟁은 오히려 흥겹고 더욱 창의적으로 발전한다. 광대 분장을 하고 경찰을 놀리는 이들, 타악기를 두드리며 사기를 북돋는 이들, 저지선을 뚫고 하나 둘 레일 위로 뛰어올라 스크럼을 짜고 부르는 합창은 시간과 거리를 뛰어 넘는 듯 한국의 비슷한 모습들을 떠올리게 한다.
* 웹사이트에서 영어자막본과 더빙본을 볼 수 있고, DVD 구매도 가능하다.
https://www.cinerebelde.org/stop-castor-p-35.html?language=en
탈핵신문 2019년 7월호(68호)
김현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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