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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타이산 사고가 촉발한 인도 자이타푸르 핵발전소도 논쟁

곳곳에서 문제 겪고 있는 EPR

 

 

중국 광둥성 타이산 핵발전소에서 일어난 방사능 기체 누출 사건이 외신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가원자력안전국이 지난 47일 홈페이지를 통해 타이산 핵발전소 1호기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렸지만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614일에 미국 CNN이 보도하면서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연료봉 5개가 손상되어 방사능 수준이 높아졌지만, 안정적인 운영 범위 안에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타이산 핵발전소를 공동 운영하는 프랑스 업체 프라마톰이 왜 미국 에너지부에 이 방사능 기체 누출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했는지, 그리고 중국 당국이 핵발전소 외부 방사능 허용기준을 높이는 것이 문제는 없는지 등에 관한 추가 의혹이 제기되었다. 때문에 이 사건은 중국 핵발전 정책의 비밀주의와 기술적 불안전성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인도 자이타푸르의 주민 항의시위 사진: Fakir Mohammad Solkar, 출처: dianuke.org

 

인도의 반핵운동과 인권에 관해 연구해 온 활동가 소날리 후리아는 웹사이트 <더 리플렛> 628일 자 기고문에 이와 관련한 인도의 상황을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인도에서도 타이산 핵발전소 사고에 대한 공개 토론이 있었는데, 중국을 깡패 국가로 비난하고 국제사회가 중국에 다수의 핵발전소 건설을 허용할 정도로 무관심했는지를 묻는 발언들로 채워졌다. 그런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자이타푸르에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신규 핵발전소는 타이산의 것과 동일한 모델의 유럽형 최신가압경수로(EPR)이기 때문에 비슷한 결함이 우려되지만, 이에 대한 심각한 질문은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

 

1.6GW 규모로 설계된 EPR은 프랑스 플라망빌, 핀란드 오킬루오토, 영국의 힝클리포인트 C에서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모두 공기 지연과 비용 초과를 경험하고 있으며, 실제로 가동되고 있는 EPR은 타이산 핵발전소가 유일하다. 그동안 EPR의 기술과 설계 결함은 여러 곳에서 지적되었는데, 핀란드 핵에너지 안전국은 2005년에 최초의 EPR 건설이 시작된 지 겨우 2년 만에 안전 및 품질 문제가 1500개 있음을 보고 했다. 그 가운데 일부는 결정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핵발전 규제기관도 플라망빌의 설계 결함을 수차례 경고했다.

 

인도의 자이타푸르 핵발전소는 2010년 프랑스의 아레바가 6기의 EPR 신규 건설을 추진하면서 시작되었고, 이즈음부터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졌다. 201812월에는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는 자이타푸르 핵발전소 제안서를 인도 정부에 제출했고 후속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22기의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인도에서도 가장 큰 신규 프로젝트가 된다. 이 사업은 마하슈트라의 생태학적 다양성뿐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권도 위협하고 있다. 또한, 독립적 연구자와 전문가들은 자이타푸르가 지진 가능성이 높은 단층대라는 우려를 제기해왔으나 인도의 핵발전공사는 이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자이타푸르의 그람 사바(주민총회)EPR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풀뿌리 대중운동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하지만, 이 지역 마을의 농민들은 이미 강제로 퇴거되었고 반대 발언은 억압되고 있으며, 환경 영향 관련 문제들도 무시되었다. 가장 최근의 기술 협약에는 자이타푸르 프로젝트에서 EDF가 설계와 기술 노하우만 제공하는 것으로 역할이 상당히 축소되어 있는데, 이에 관해 마을의 반핵운동 지도자는 핵발전소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이라고 염려한다.

 

그럼에도 현재 타이산 사건을 둘러싼 인도 주류 언론의 내러티브는 코로나-19 원인과 연결하여 중국을 악마화하고 인도의 핵 확장 계획 논란은 회피하는 구도로 왜곡되어 있다. 후리아는 타이산 사건이 인도의 지역공동체와 독립적 전문가들이 10년 넘게 제기해 온 자이타푸르 EPR 프로젝트에 관한 우려들에 대해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진지한 토론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현우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1년 7월(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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